엄마의 세상은 그런 줄 알았습니다

엄마의 일상

by 비단향꽃무

새 생명이 잉태하는 순간부터 엄마의 세상은 자녀의 둥지 안으로 갇혀 버렸습니다.

새벽 어스름에 실눈 뜨고 일어나면 어린 눈동자는 반딧불처럼 방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아침 햇살을 등지고 하나는 아장아장 걸어서 오고 또 하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내게로 옵니다.

오늘따라 '엄마 엄마' 부르는 아이들의 소리가 동구 밖 느티나무집까지 들를 터였습니다.

SE-6b2db928-5f96-471b-9daf-7d72e4f7df70.jpg?type=w966 헌신적인 사랑의 꽃말이 엄마의 세상과 같은 '수레국화'

아이들의 아우성으로 땅속 깊은 곳에서 움트는 새싹들의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돌돌 돌 개울물이 몰려다니고 마을 뒷동산의 얼굴들이 파래져가도 그런 줄 몰랐습니다.

이산 저산 울긋불긋 나뭇잎을 물들이며 숲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포대기로 아이 업고 흔들흔들 마당으로 나와 아득히 하늘 올려다보면 하얀 눈이 내립니다.

아이들의 둥지 안에 쌓여가던 그 눈이 어릴 적 친구랑 눈싸움하는 그런 눈인지 몰랐습니다.

변해가는 계절의 아름다운 풍경도 까마득히 잊은 채

아이들 입이 꽃이 되어 뛰노는 길목에서

엄마의 일상은 그대로 멈춰버렸습니다.

엄마의 세상은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SE-d0be571f-2ceb-4452-902c-fb7138e3e41c.jpg?type=w966 엄마가 살고 계신 파란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