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상
새 생명이 잉태하는 순간부터 엄마의 세상은 자녀의 둥지 안으로 갇혀 버렸습니다.
새벽 어스름에 실눈 뜨고 일어나면 어린 눈동자는 반딧불처럼 방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아침 햇살을 등지고 하나는 아장아장 걸어서 오고 또 하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내게로 옵니다.
오늘따라 '엄마 엄마' 부르는 아이들의 소리가 동구 밖 느티나무집까지 들를 터였습니다.
아이들의 아우성으로 땅속 깊은 곳에서 움트는 새싹들의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돌돌 돌 개울물이 몰려다니고 마을 뒷동산의 얼굴들이 파래져가도 그런 줄 몰랐습니다.
이산 저산 울긋불긋 나뭇잎을 물들이며 숲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포대기로 아이 업고 흔들흔들 마당으로 나와 아득히 하늘 올려다보면 하얀 눈이 내립니다.
아이들의 둥지 안에 쌓여가던 그 눈이 어릴 적 친구랑 눈싸움하는 그런 눈인지 몰랐습니다.
변해가는 계절의 아름다운 풍경도 까마득히 잊은 채
아이들 입이 꽃이 되어 뛰노는 길목에서
엄마의 일상은 그대로 멈춰버렸습니다.
엄마의 세상은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