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 8

이해의 영역, 수용의 영역

by 유은

온전히 이해해야만 사랑일까. 나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끝내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수용'하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게 진짜 사랑 아닐까.

상대의 어떤 치명적인 단점이 내게 비수로 날아와도, 그의 또 다른 매력이 그 상처를 너끈히 덮어준다면. 나는 그를 수용할 준비가 된 것이고,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마음으로는 이미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명백한 방증일 것이다.


이제 나는 굳이 상대를 내 입맛대로 뜯어고치려 들지 않는다.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섣불리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그의 곁을 지키는 게 내게 끔찍한 고통이었다면 진작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겠지만, 그럼에도 그를 내 옆에 두는 것이 최우선이라면 나는 일단 사랑을 택하겠다.


하나하나 피곤하게 잣대를 들이대며 따지고 싶지 않다. 복잡한 셈법은 다 집어치우고, 그저 다가온 이 순간에 충실하고 싶다.


그래서 이제 나의 연애 기준은 아주 명료해졌다. 상대에게서 도저히 견디기 힘든 크리티컬한 균열을 발견하면, "나는 너의 이런 점이 힘들다"고 담백하게 말하고 대화할 것. 그럼에도 상대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그 이후의 선택지는 오직 내 몫이다. 있는 그대로의 그를 내가 수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


수용할 수 없다면 깔끔하게 끝. 감당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징징거리지 않고 그냥 이대로 쭉 가는 것.

수많은 상처와 비겁한 도망을 거쳐 비로소 도달한, 이게 나의 새로운 사랑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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