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 7

추악함 뒤에 웅크린 아이

by 유은

사실은 그저 시시콜콜한 일상 얘기도 나누고 싶다고. 내가 이런 시시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네가 다정하게 귀 기울여주고 내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육체와 쾌락만 남은 우리의 이 기형적인 관계 사이에, 어떻게 이런 순진하고 추악한 바람이 공존할 수 있을까.


찰나의 눈빛 하나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사실 내 마음은 터질 것 같았다고. 이 무거운 진심을 내가 감히 어떻게 너에게 꺼낼 수 있을까.


도덕성이 박살 난 이 추악한 내면의 뒤편에는, 그저 너에게만큼은 온전히 사랑받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가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네가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정작 나는 너에게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그저 네가 나에게 던져주는 그 알량한 관심이 미치도록 좋았고, 그걸로 너를 향한 내 마음의 방향을 알아차렸던 거라고. 한순간의 실수나 가벼운 욕정이라고 스스로를 속였던 마음이, 알고 보면 그게 아니었다는 걸. 네가 주는 그 한 줌의 관심이 나는 너무나 좋았다는 걸. 이게 그냥 내 마음의 전부다. 딱 그 정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래서 묻고 싶다. 너는 어떠냐고. 너도 아주 가끔은 나의 관심을 간절히 바란 적이 있는지. 그저 네 타고난 섬세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두루 살피는 것 말고, 오롯이 '나'라는 존재 하나만을 깊게 들여다보고 살핀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지.


네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진심에 가까운 건지, 아니면 나와 단둘이 있을 때의 모습이 진심에 더 가까운 건지. 나는 그냥 너의 모든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되는 건지.


너의 이야기가 하고 싶어 나를 만나면서 내 이야기도 듣고 싶은 건지, 아니면 오로지 그 하나의 목적뿐인 건지. 다른 사람 앞에서 하는 너에 대한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게 내가 이상한 건지, 아니면 그냥 우리 관계 자체가 지독하게 이상한 건지.


정말 미치도록, 그렇게 물어보고 싶다고.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4화막간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