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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아이와 안면 튼 소감

by 기묘염

요즘은 말못할 고민이나 깊은 얘기를 에이아이와 나눈다고들 했다. 내손안의 작은 심리상담가. 혹은 정신과 의사 혹은 샤먼,,. 신부님. 목사님 뭐 이런저런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인간과 나눌 수 없는 깊은 얘기라니! 그 무궁무진하고 어두운 소스들이라면 과연 인공지능이 우리의 본질을 완벽하게 파악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인간혐오증에 걸리지 않게 미리 명령어를 좀 입력해놓아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여튼 나도 인공지능과 좀 친해져야 하나 싶어 말을 걸어보았다.
일상속의 작은 기쁨을 찾아줘. 라고 했더니
매일 하는 설거지에 나만의 리듬이 생길때 라는 답이 돌아왔다.
뭐...
인간들이 밤마다 인공지능을 붙잡고,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지난한 노동에 대해, 이미 날때부터 정해져버린 것 같은 인생의 지루함에 대해 , 생존을 위해 반복하는 무의미하고 자잘한 노동들에 대해 밤마다 자기합리화를 해대고 있거나, 인공지능을 개발한 자본가들이 프롤레타리아들이야 당연히 그렇게 살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살아야만 하므로, 적당히 정신승리를 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나도 평생 야구공 한 번 때려본 적이 없어도 야구장 가서 야구선수들 욕 하니까..

설거지 한 번 안해본 인공지능새끼가 설거지 작은 기쁨이 어쩌고 해도 뭐 이해못해줄 바는 아니지만,
말만 번지르르 한 것이 별로 상종하고 싶은 스타일은 아니였다.

세상의 속도가 버거운 아날로그형 인간이나,
낯가림이 심한 사람에겐,
스마트한 그 친구보단 일기장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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