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by hui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퇴근 길에 우산도 없이 비 내리는 풍경을 마주하면, 어떻게 해야하나 머뭇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비를 맞고 걷는 날엔 내심 기분이 좋다.

대학생때 일 년 휴학하던 기간 동안 앞에 논과 수풀이 펼쳐진 컨테이너 집에서 잠깐 산적이 있었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한 손에는 빼빼로와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너무 좋아서 비를 맞으며 춤 비슷한 몸짓으로 흥을 표현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내리는 비와 그 눈 앞의 펼쳐진 푸른 풍경에 기분이 좋아 저절로 들썩였던 것 같다.

여행지에서도 화창한 날도 좋지만 비오는 날은 더 좋아하는데, 언젠가는 산성비라는 걱정 없이, 다른 사람의 시선 상관 없이, 아무 사념 없이 예전 그 때처럼 자연을 바라보며 비를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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