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를 바라보며, 카페델라고에서

by 소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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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바라보며, 카페델라고에서


연휴 첫날, 카페델라고를 찾아든다. 출입구를 지나니 밖에서 본 것보다 주차장이 넓다. 이미 많은 차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테라스에 휴일을 여유로이 보내려는 사람들이 새들처럼 둥지를 틀었다. 카페에는 경쾌한 음악이 흐리고 음악 소리보다 더 큰 높낮이의 음성이 경쟁하듯 자신의 삶을 토로하고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창가 자리를 맡으려고 어슬렁거린다. 창밖으로 희끄무레한 하늘이 보인다. 그 하늘 아래. 더 흐릿한 물살들이 조용히 파문을 일으킨다.


눈을 크게 뜨고 창가 자리를 스캔하는데 일어서려는 사람들이 보였다. 자리를 맡으려고 서둘러 걷는데 옆자리에서 다리에 초록깁스를 한 아주머니가 뛰듯이 걷는다. 그 모습을 보고 물색해진 나는 걸음을 멈추고 만다. 이건 희극일까, 비극일까. 창가 의자를 선점한 여자는 개선장군인 듯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나의 양보가 무색해졌지만, 그 당당함이 유머러스하게 다가왔다.


잠시 후, 음료를 듵고 온 남편에게 그 얘길했더니 웃는다. “그럼 그 아주머니를 이기려고 그랬어?” 나는 그저 웃는다. 아주머니의 초록깁스 다리가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 풀쩍풀쩍 뛰는 메뚜기처럼 자꾸 시야를 맴돌고 있었다.


어쩌다 창가 자리를 찾아 앉았다. 폴딩도어로 된 커다란 창으로 크지않은 호수를 끼고 카페와 전원주택들이 보인다. 그 위로 산들이 삼각형을 그리며 너울거리고, 초록물감을 푼 것처럼 산과 숲이 수채화처럼 일렁거렸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사람들은 왜 이렇게 카페를 찾아들까? 밖을 멍하니 쳐다보며 생각한다. 무수히 맴도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 물결같은 여유가 흐른다.


조금 게으름을 피워도 , 밥을 제때 먹지 않아도, 늦잠을 자도 괜찮은 날이다. 사람들은 느즈막히 아침을 겸한 점심을 먹고 카페를 찾는다. 보금자리를 찾아든 새처럼 카페로 여유를 찾아든다. 언제부터인가 카페는 숲처럼 쉼의 공간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 숲에 기대어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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