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는, 책 읽는 여자

by 소금별



오늘의 나는, 책 읽는 여자



몇 년 전, 독서법에 대한 책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 시절에 읽은 책 한 권이 <일천 권 독서법>이었다.

저자는 천권의 책을 읽으면 글을 줄줄 쓰게 되고, 작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때부터였을까.

무슨 책을 읽었는지 기록하지 않았던 내가 책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첫해에는 백권 읽기를 목표로 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한 달에 5권 읽어내기도 빡빡할 때가 많았다.


읽고 싶은 책, 추천받은 책, 작가들의 컬렉션 등 다양한 책을 찾아 읽었다.

함께 읽기 도서를 읽기도 하고, 작가 강연에서 추천하는 책을 읽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 책 읽기를 한 결과 지금까지 읽은 책이 700권을 넘어섰다.

천 권을 읽으니까 어느덧 작가가 되어 있더라고 작가는 말했다.

이 말을 믿고 달렸지만 몇 년은 흘러야 진위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었을 뿐인데,

어느새 작가가 되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매일 글을 쓰고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많은 작가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런 카더라의 세상 속에서 오늘도 나는 책을 읽는다.


눈이 내릴 것처럼 흐린 아침,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책 <설국>을 덮었다.

인상 깊은 구절을 필사노트에 옮기고, 책 읽기 목록에 책 이름과 작가, 출판사를 적었다.

한지에 펜이 구르는 소리가 귓가를 산뜻하게 터치했다.


책을 읽는 사람보다 글을 쓰려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이다.

글쓰기 수업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수만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온다.

결국 나의 꿈도 작가이지만 오늘의 나는 책 읽는 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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