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보다가 한 글귀에 마음이 닿았다.
“공부해. 엄마가 할게.”
내가 아이들에게 숱하게 했던 말이었다.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될까 봐, 조금이라도 덜 힘들라고 무심코 한 말이
아이들에게 독초가 된다니.
초등학생 때는 설거지도 같이 해보고, 청소도 아이들과 함께 했다.
일이 아닌 놀이처럼 아이들에게도 집에서의 역할을 알려주고 싶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식탁에 숟가락을 놓고 밥상을 차렸다.
그러던 아이들이 중학생을 거쳐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더는 집안일을 시키지 않는 엄마가 되었다.
공부만 잘한다고 인생을 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얼핏 본 이 글이 며칠 동안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나는 어떤 부모의 자리에 있는지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난밤,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던 아이는 늦게 집에 들어왔다.
야단맞는 걸 억울해하는 아이 앞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한 번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이렇게 야단칠 일인가.’
커가는 아이는 자유를 그리워한다.
부모는 날갯짓을 가르쳐 둥지 밖으로 자식을 떠나보내면 그뿐.
자식의 성공이 더 이상 부모의 영광만이 아닌 세상이다.
오늘 아침, 학원에 가야 하는데 아직 누워있는 작은 아이를 보고 나왔다.
집에 있었으면 한 소리 했을 텐데.
걱정이 되어 큰애에게 카톡 했더니 “일어났어.”라는 답장이 왔다.
오롯이 내 아이만 바라보고 키울 수 없는 사회에서,
무엇이 바른 길인가 생각해 본다.
엄마의 자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건 모든 책임이 엄마에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대나 연고대 가면 좋지.”
우리를 떠나보내며 시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마을 입구에 플래카드를 걸고 싶어 하신 말이라는 걸 알았다.
대학 입학도, 아이의 성공도 실패하면 왠지 엄마의 무능력 탓인 것 같았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지는 아침,
달리는 버스 창밖을 보며 엄마의 자리에서 잠시 내려와 나를 위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