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정원사의 봄

시민정원사 기록 ②

by 소금별



초보 정원사의 봄



3월로 접어들면서 정원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따뜻한 남쪽에서는 매화가 지고 산수유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른 봄을 밝히는 복수초와 설강화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봄은 정원사에게 먼저 찾아들었다.

오늘은 시민정원사 죽팀 봉사날이라 농업생태원을 찾았다.

함께 공부했던 낯익은 얼굴들이 봄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정원사 앞치마를 입고, 모자를 쓰고 전지가위도 챙겼다.

초보 정원사지만 구색을 맞추니 어엿한 일꾼이 된 기분이 느껴져서 뿌듯했다.


작년 정원박람회 때 조성한 우리 기수의 정원을 먼저 둘러보았다.

오늘은 겨울정원을 쓸쓸하지 않게 한 사초를 정리하는 작업이 주된 활동이다.

사초를 움켜잡고 밑동을 싹둑 잘랐다.

“아기 머리카락처럼 부드럽네.” 누군가 말했다.

가을정원 테마로 조성한 정원이 어느새 멀끔해지고 있었다.


“목수국은 꽃대를 잘라줘야 해.”

낮게 심겨 있는 목수국의 마른 꽃대가 땅으로 하염없이 떨어졌다.

십여 명의 손들이 정원을 한 바퀴 돌자 겨우내 방치되었던 정원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낙엽과 마른 가지에 숨겨져 있던 큰 꿩의비름 새싹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정원을 말끔히 정리하고 다 같이 모여 찰칵 사진을 찍었다.

한 손에 전지가위를 들고 모두 방긋 미소를 지었다.

“가위가 브이네.” 누군가의 말에 우리는 또 한 번 웃었다.


시민정원사 과정을 수료하고

올해부터는 심화교육도 받고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지속적으로 정원사 활동을 하려고 시민정원사 협회에 회원으로 등록했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잡고 가면 언젠가 잘하게 된다고 했다.

지금 나는 식물과 정원을 앞에 두고 천천히 걷는다.

아직은 어설픈 초보정원사지만 내 인생에는 꺼지지 않은 등불이 있다.

그래서 다리에 힘이 붙는다. 가슴이 뛴다.

잘려나간 국화 꽃대에서 익숙한 국화 향기가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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