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8
주말을 맞아 잠시 본가를 들렸습니다.
평소 혼자 살면서도 어머니가 만든 밑반찬을 맛있게 챙겨 먹는 터라, 몇 주간 다 먹은 빈 통을 들고 서울 본가에 갔습니다.
제게는 반찬과 옷, 본가에서 제 물건을 챙길 생각과 함께 가족도 보는 걸로 겸사겸사 간 것이지만, 어머니는 항상 걱정하고 보고 싶어 했던 아들이 온 게 너무나 반가우셨나 봅니다.
식사를 함께 하고 맛있는 다과를 먹으며
그간 못 나눴던 얘기를 수다스레 재밌게 나눴는데,
별 것 아닌 사소한 얘기인데도 가족끼리 나누니 더 그 시간이 애틋했습니다.
그렇게 이튿날이 되고 점심식사를 함께 한 후
혼자 사는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눈가가 빨개진 채로 눈물을 머금은 어머니가 보였습니다.
떠날 준비를 하는 아들을 묵묵히 바라보는 엄마에게, 또 빨리 들리겠다고 말하고 예전보다 더 작아진 엄마의 어깨를 꼭 안아드렸지만, 여린 마음까지 다 품어드리진 못했는지 엄마는 뒤돌아 몰래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래서 시선을 오래 둘 수 없었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계속 보고 있으면 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 일부러 고개를 돌렸지만 제가 다른 곳을 봐도 엄마는 울고 계셨을 겁니다.
밖에서는 누구보다 강단 있고 멋진 어른이지만,
집에서는 한없이 여리고 감정이 풍부한 아이 같은 우리 엄마.
사회생활을 하고 커갈수록 '어른이 됐으니 부모님을 더 생각하고 챙겨야지' 하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나와서 살아보니 내 주변만 챙기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근데 지금 저와 같이 안 사는 우리 부모님은
왜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보고 싶어 하시지?
왜 그렇게 걱정하시지?
속상하게 말입니다.
왜 걱정하시는지 정답을 알아서인지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평소라면 우시는 모습에 '왜 우시냐 얼른 들어가시라'며 괜스레 타박스런 말을 꺼냈겠지만, 오늘은 약해진 마음에 그 말조차 못 한 채 건강 잘 챙기시라는 말만 하고 차에 탔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감정을 삭히며 애써 울음을 삼켰습니다.
내 자식이니깐 항상 보고 싶은 마음.
같이 살지 않아서, 그래서 더 반가워하시며
항상 자식에게 무슨 일 생길까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
바보 같은 우리 엄마.
아니, 바보 같은 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