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게 편하지만, 함께이고 싶다
"주문하신 레몬에이드 한 잔 나왔습니다"
소리가 들리자 재빠르게 일어나 픽업대로 간다.
얼음이 넘칠 만큼 가득 차 있는 시원한 컵이 보인다.
빨대를 챙겨 자리로 후딱 돌아온다.
건조한 나무 의자에 앉았다.
눈앞의 통유리창을 통해 큰 역사 내부가 보인다.
편의점, 빵집, 화장실, 도넛가게..
그 사이를 바삐 지나다니는 사람들 까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눈앞에 있는 음료를 한 모금 마신다.
새콤달콤하고 탄산이 톡 터지는 시원한..
음.. 모르겠다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곁눈질로 둘러본 양옆에는 역시 아무도 없다.
순간적으로 '외롭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난 혼자 다니는 게 편하다.
그런데 좀 외로운 거 같다.
예전에는 '혼자'라는 사실에 괜히 눈치 보이고 주눅 들었다.
요즘은 혼자가 트렌드가 되어서 그런지 홀로 다녀도 눈치 보이거나 불편한 일이 잘 없다.
그럼에도 마음은 좀처럼 편해지지 않는다.
혼자 일러스트 페어를 갔다가 시간을 보내고,
이젠 집에 돌아가기 위해서 기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표를 예매하려 했을 때, 약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비어버렸고, 곧장 눈앞에 보이는 카페로 들어오게 됐다.
사람들은 겉으로 보면 다들 단단해 보인다.
혼자이든, 아니든 말이다.
나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속이 궁금해졌다.
저 사람들도 외롭다고 느낄까?
그러한 생각들은 모여서 컵에 맺힌 물방울처럼 방울방울 흘러내린다.
난 혼자인 시간을 왜 못 견딜까.
...
모르겠다. 여행을 가든, 식당을 가든
내가 혼자라고 깨달을 때면 늘 마음이 눅눅하게 아파왔다.
물론 겉으로는 덤덤했다. 하지만 조금 슬픈 건 확실했다.
어떨 때는 재밌었다.
혼자이기에 누릴 수 있는 자유.
내가 원하는 것을 먹고 보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근데 나는 그러한 것들 보다
그냥 연결 속에 있기를 더 선호하는 거 같다.
굳은 표정이네.
유리창에는 무표정한 내 얼굴이 비친다.
혼자일 때는 잘 웃지 않는다.
함께일 때는 거의 항상 웃는다.
습관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약 15분 뒤에는 주섬주섬 물건들을 챙겨서,
기차를 타러 출발할 것을 안다.
얼음만 남은 레몬에이드는 홀로 남겨지겠지.
혼자서 채우지 못하는 건, 어떤 누구도 채워주지 못할 거다.
언젠가 혼자도 괜찮아진다면, 함께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어지겠지...
그래도 지금은 연결 속에 있고 싶은 게 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