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없는 게 좋은 휴일

by 햇기


그런 날이 있다.

유독 잠에서 깨어났는데 개운한 날.


눈을 번쩍 떴는데 막 창밖엔 아침이 밝아오고 있고

이른 아침의 찬공기와 새소리가 어우러져

마음을 미적지근.. 뜨뜻하게 해주는 날.


더듬거리며 침대 옆에 던져둔 휴대폰을 켜고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던져버려.


기지개를 피고 머리를 베개에 뒤척거리다가

번뜩 일어나 물 한잔 마셔.

차가운 물은 식도를 타고 내려가 잠든 위를 깨워줘.


비틀거리며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게 비우고 나와


그때의 기분은....

하루가 슬슬 잘 풀릴 것만 같아 잔잔하게 기쁘단 말이지!!




오늘이 휴일이라는 사실이 날 더 기쁘게 했다.

휴일은 전 날 밤부터 날 행복하게 만들기 시작해서

다음날을 하루 종일 침대에서 보낸다고 해도

마음 편하게 한다.


아무 일이 없다는 게 이렇게 기쁜 일일까?

아무런 이벤트도, 만남도, 일도 없다는 건

하루를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조금 더 침대에서 데구루루 구르다가

갑자기 허기가 지면 계란하나 구워서 간장계란밥을 만들어 먹어야지.


오늘은 집중할 일이 없으니, 커피도 마시지 않을래.


슬 심심해지면 컴퓨터를 켜서 게임한 판 하다가,

나의 처참한 실력에 절망하다가


냅다 침대에 눕는 거지.


따땃한 휴일의 행복이야.

너네들은 오늘을 어떻게 보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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