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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샌님 Apr 22. 2023

00. 갖고 싶은 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나한테 하는 말임

사람 한 명이 사는데 왜 이렇게 많은 품이 들고, 뭐가 이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한지 늘 의문이 들었다. 

겨우 몸 뉘일 방 한편엔 물건을 들어내고 들어내도 화수분처럼 끝이 없고, 

딱 필요한 것 만 산다고 샀는데 어느 날은 왜 이렇게 답답하게 물건에 묻혀 살 수밖에 없는지. 


이사를 하면 물건이 정리되긴 하는데, 그렇다고 1년마다 사는 곳을 옮겨 다닐 수도 없는 일이다. 

2-3년 있다가 옮기려고 하니, 그 새 물건은 자가번식이라도 했는지 도저히 혼자 사는 사람의 짐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미니멀리스트가 될 생각은 없다. 

일단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의식하고 의식할수록 뭔가 더 갖고 싶다는 생각만 들뿐이다.

하나를 비워내면 빈자리에 다른 걸 채워 넣고 싶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는 글러먹은 소비습관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쨋든 뭔갈 의식하고, 강제해서 좋은 꼴을 본 적이 없다 내가.




현재 이사 온 집만 해도 3칸짜리 책장 큰 거 하나, 작은 거 하나, 에어프라이, 커피머신, 잡다한 주방기구, 거울, 전신거울, 테이블 큰 거 하나 작은 거 하나 등등 나열하자면 끊임없이 많은 물건이 있다. 

굵직한 거뿐 아니라 살면서 필요한 자잘한 것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정리라도 덜 된 주방용품 서랍은 열었다가도 도로 닫아버린다. 이건 진짜 다 필요하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그나마 바른생활을 하면서 멘털 흔들 일 일이 적으니 소비습관도 정돈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집도 조금 더 정돈된 느낌이다. 

옷은 붙박이장에 딱 들어갈 만큼만 있다. 바지가 조금 많은가 싶지만 리빙박스 하나 안에 다 들어가서 정리가 가능하고, 티셔츠도 다이소 팬트리 수납함에 다 들어간다. 우선 아직까지는 크게 손보지 않아도 정돈된 상태이다. 

가능하다면 잠옷용 코너행거를 사고 싶다. 

앗, 여기서도 사고 사고 싶은 걸 말해버렸네.


그렇다. 여기서는 그냥 사고 싶은 게 아니라 <있으면 좋은데~와~필요함> 사이의 물건들을 고민해보려 한다.


갖고 싶으면서 내 소비 수준에서 감당 가능한 물건에 대해 반박도 하고 변호도 하는 글을 써두고 수일 뒤에 사야겠다 싶으면 사는 걸로.(결국은 사는게 결론) 

만약 가격대가 한 달 치 월급 내에서 사긴 부담스럽다 싶으면 여기 적어두고 금액을 모아보려고 한다.


신용카드가 없어서 할부는 해본 적도 없다. 아이패드도, 스마트폰도 바꿀 때가 되면 모아놓은 돈으로 자급제를 사서 사용했다. 나는 매달 나가는 돈이 정말 싫다.

쓰면서도 하는 말인데 노트북을 바꾸고 싶다. 아 진짜 글렀구먼.


과연 얼마나 아끼고 또 몇 가지의 물건을 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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