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삼아삼 곁에 있어줘

by 페니킴

기억은 보일듯말듯 흐릿하고 시작은 기억이 날듯말듯 희미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서로에게 익숙해졌지만 한가지만은 확실하다.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 내곁에 있어서, 내게 와줘서 감사하다.

집 앞에 아름아름 제법 유명한 연탄 구이집을 지나다 흘긋 안을 들여다본다. 마트를 가려 지나가다보면 항상 눈에 띄는 곳이다. 북적한 분위기에 사람들은 고기를 먹으며 서로에게 투박한 말을 던진다. 연탄 위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만큼 대화도 익어간다. 여러 명의 한 데 어우러진 대화는 뚜렷한 내용은 잃었지만 그 분위기만은 확연히 느껴진다. 온 몸에 감기고 베인 고기 향처럼 따뜻하고 다정하다.

식당에서 외식을 하는 것조차 번거롭게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목적 지향적인 내 성격이라면 정말 그 음식이 먹고싶다면 혼자라도 들어가 먹었을 테지만 나는 음식 자체에는 그리 욕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누구와 먹는지와 그사람과 함께하는 그 식사시간에 즐기는 공기의 흐름이 내게는 중요했다. 혼자서 번잡한 식당에 들어가는 일은 굳이 하지 않았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앉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싶었다. 편하게 시간이 될 때 함께 나가 식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음 했다.

그런 생각들이 들자 어렵게 내 곁에 함께 있는 네게 감사했다. 이십여 년이 넘는 시간을 넘어 내게 손 내밀고 아직도 한번씩은 나와 함께 하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나를 손이 닿지 않는 절벽위에 꽃이였다고 표현하는 너였다.

그렇게 서서히 너에게 스며들어가 내 마음은 활짝 열렸다. 조그만 불씨에도 화르륵 불타올랐다 이내 잦아드는 그런 가볍고 순간적인 열정은 아니다.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안심이 되는 따스함이다. 같이 있으면 힘들었던 하루가 다 녹아내린다.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음이 행복하다.

여러 조건들을 무시하고 사랑만으로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럴때면 똑똑하게 굴어야 한다며 꽤나 이성적인척 했다. 그런데 미안하다며 네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보니 내가 뭐하는건가 싶어 나도 그만 눈물이 흘렀다.

'니가 그럴 처지냐.' 하는 자조적인 마음이 울컥 솟았다. '그저 고마워해야지.' 하는 자기연민도 들었다. 이런 사랑을 다시 받는게 가능하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었다.

그러다가도 불쑥불쑥 혼자가 아니라 책임질 것이 있다보니 세속적인 셈을 하게 된다. 내 스스로에게 당당하게 살았는데 이런 생각하는게 뭐 어때서 라며 스스로에게 타당성을 부여하려 노력한다.

근데도 말이다. 경제적인 조건이고 뭐고 따지다가도 너와는 무조건 함께 해야한다는 건 안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게 운명처럼 느껴진다더니 진짜 운명인 듯 했다. 언제라도 만나야만 했던 사람들처럼 모든 기억이 추억이 되었다. 너와 함께 하는 미래를 꿈꾼다.

함께 가려고 한다면, 함께 노력한다면 상황은 좋아질거라 믿는다. 앞날은 모르겠지만 이세상이 나와 너에게 손오공이 원기옥을 모으듯 보이지않는 힘을 불어넣어주기를.


사랑해..YN 아삼아삼한 이 세상에 또렷히 내게 빛나줘서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