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종

by 페니킴

길을 걷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푸른 하늘 구름을 배경으로 하늘 높이 점이 움직인다. 점점 다가오는 점의 형상이 내 동공위에 그린 형상은 패러글라이딩이다. 삐죽 솟은 건물들 사이로 마음껏 날아다니는 패러글라이딩.

하늘을 날고 싶었다. 어릴적부터 하늘은 내 꿈이었다. 꿈에서도 나는 늘 날고있었다. 비행기나 기계에 의존해서가 아니라 내 온 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날았다. 내 팔은 날개였다. 날개를 퍼덕이면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공중에서 균형잡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웠지만 끊임없이 팔을 휘저으면서도 몸을 요리조리 움직여 나는 해냈다. 날고있으면 다 벗어날 것 같았다.

그 길로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갔다. 6년 가까이 주말에는 항상 패러글라이딩이었다. 피부에 맞닿는 바람의 속삭임, 함께 나는 새들, 구름의 촉감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원하는대로 하고싶은대로 살고 싶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금이 간 척추 때문에 한달 넘게 병원에 있어도 날고 싶었다. 여름 내내 오즈의 마법사에 양철 로봇처럼 보조기를 차고 삐끄덕 거릴 때도 비행을 했다. 보조기를 마침내 풀었을 때는 아직 내가 건재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로 향했다. 4000m 가 넘는 산맥을 며칠에 걸쳐 오르면서도 뽀죡한 설산끝 매달려 있는 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눈을 감으면 굴러떨어질듯 가파른 산비탈에서 유유자적 걷고 있는 순록이 그려진다. 나뭇가지 위에 다닥다닥 붙어 서로의 털을 고르다 나와 눈이 마주친 회색 원숭이 가족도 보인다. 나의 20대 시절은 모험과 방종으로 넘쳤다. 생각해보면 10대때도 난 학급임원이면서도 날라리였다. 친구들도 나를 날라리 선도라고 불렀다.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내 안에 끓어오르는 분노와 열정은 늘 나를 시험했다. 정해진 선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남들보다는 자유롭고 싶었다. 선도부원이면서도 락콘서트를 보러 주말 야자를 빼기도 했다.

지금도 사람들은 나도 너처럼 하고싶은대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할수 있는데도 나는 못했는데 하고 있는 네가 부럽다고.

그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다. 사실 내 꿈은 이 세상에 책임질 것 하나 없이 집시처럼 세상을 떠도는 것이라고. 이제는 책임질 것이 많아서 그럴 수 없다고.

방종이라는 건 끝이 없지만 맡은 일을 하지 않고 마음대로만 사는건 무책임한 회피일뿐이다. 주어진 일을 하며 여건이 되는한 자유롭게 사는 것 그게 나라고. 난 그럴거라고.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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