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은 잊혀도 말은 남는다.

by 최지우

결혼 20년 동안 부부로 살아오며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금 돌아보면 결혼 초반에는 참 많이 싸웠다.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달랐고, 생각하는 기준도 달랐다.


같은 상황을 보면서도 해석이 달랐고,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기준도 달랐다.


무엇보다 그때의 우리는 서로의 말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내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더 애썼던 것 같다.


그래서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부딪혔다.

집안일을 하는 방식, 돈을 쓰는 방식, 하루를 보내는 태도까지


작은 차이들이 모여 다툼이 되었다.

어떤 날은 작은 말다툼으로 시작했다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감정이 격해져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그때의 싸움들은

지금 생각하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 일이 너무 크게 느껴졌고

양보하는 것이 마치 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싸우고 화해하며

시간을 함께 지나왔다.


지금도 가끔 사소한 일로 투닥거리기는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치열하게 싸우지는 않는다.

아마도 서로의 성격을 조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까지가 서로의 한계인지

어떤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감정이 올라와도

어느 순간 스스로 멈추게 된다.

싸움이 더 커지지 않도록 말이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그때 왜 그렇게 싸웠을까.


곰곰이 떠올려 보아도

정작 무엇 때문에 그렇게 크게 다투었는지

기억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때 서로에게 했던 말들이다.

다툴 때 감정이 앞서서 던졌던

날카로운 말들이 마음 어딘가에 오래 남아 있었다.


왜 싸웠는지는 잊혀졌지만

그때 들었던 말의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슴에 박히는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툼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잊힌다.

하지만 그때 내가 들은 말은 오래 남는다.


그 말이 마음속에 깊이 박혀

오랫동안 빠지지 않기도 한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간다.


그렇다면 더더욱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비수처럼 꽂히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야말로

내 말에 가장 크게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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