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미국에서 필라테스 강사가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Club Pilates처럼 브랜드에서 직접 운영하는 자체 강사 양성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것. 다른 하나는 NPCP(National Pilates Certification Program)라는 독립 기관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내가 직접 스튜디오를 찾아 취업하는 것.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쪽이 나에게 맞는 길인지는,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면 꽤 분명해진다.
두 가지 길, 무엇이 다른가
NPCP는 특정 브랜드에 종속되지 않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이 있으면 어느 스튜디오에서든 강사로 일할 수 있다. 커리큘럼도 탄탄하고, 업계 내 인지도도 높다. 선택지가 넓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Club Pilates 강사 프로그램은 Club Pilates라는 브랜드 안에서 이루어진다. 온라인 강의와 대면 실습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방식으로, 내가 수료할 당시에는 500시간 과정이었는데 지금은 450시간으로 줄었다. 수료 후에는 Club Pilates 소속 스튜디오에서 바로 일할 수 있고, NPCP 시험 응시 자격도 얻게 된다.
그렇다면 왜 나는 Club Pilates 프로그램을 선택했을까.
Club Pilates 프로그램, 구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총 450시간은 세 가지 방식으로 채워진다. 온라인 강의, 독립 학습, 그리고 대면 실습. 이 세 가지를 병행하는 블렌디드 방식이라 자기 스케줄에 맞춰 진행할 수 있다. 빠르면 6개월, 길게는 1년 안에 완료 가능하고, 개인 사정에 따라 2~3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된다.
나는 6개월 만에 수료했다. 친정어머니가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해 계실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올인했다. 가족의 도움 없이 혼자 육아를 감당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컸고, 어머니가 곁에 계신 그 시간이 내게는 유일한 창이었다. 그래서 극한까지 밀어붙였다. 수료는 했지만, 그만큼 스트레스와 중압감도 컸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해줄 수 있다면 —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아도 됐다고. 시간이 조금 더 걸렸을 뿐, 결과는 같았을 테니. 하지만 극강의 ENTJ인 나는, 아마 한 귀로 흘렸을 것 같기도 하다.
배우는 기구는 필라테스의 모든 장비를 망라한다. 매트, 리포머, 점프보드, 스프링보드, 캐딜락, 체어, 래더 배럴, 스파인 코렉터, 매직 서클. 여기에 해부학과 특수 집단 지도법(부상자, 임산부 등)까지 포함된다.
대면 실습은 총 12일. 하루 5.5시간씩 마스터 트레이너와 함께 직접 움직이고 가르치는 연습을 한다. 나머지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학습한다.
수료 조건은 450시간 이수, 온라인 과제, 동작 라이브러리 작성, 필기시험, 마스터 트레이너 앞 실기 시험까지 — 꽤 촘촘하다.
그리고 한 가지 눈여겨볼 제도가 있다. 142시간을 이수하면 어프렌티스(수습 강사)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심사를 통과하면 실제 스튜디오에서 제한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 그 수업 시간이 남은 훈련 시간으로 인정된다. 소정의 페이도 받을 수 있으니, 할 수 있다면 꼭 도전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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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구조를 알았다면, 이제 진짜 질문이 남는다. 왜 하필 이 길이었는가?
다음 편에서는 내가 Club Pilates를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