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N극과 S극

난 이혼 안할거야.

그러니까 너도 하지마.

by 그레이스웬디

“답답할때 갈 곳이 있다는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할 일이야. 난 갈 데가 없었는데…..”

문자를 보냈다

그 문자를 보내고 나는 코끝이 찡해졌다…


난 정말 갈데가 없었는데…

난 모든 슬픈 영혼들에게 갈데를 제공해주고 싶다.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단순한 안부전화인냥

“뭐해? 애기는? “이러고 묻는 그애 목소리가 코맹맹이다.

“잘 지내지.. 늘 똑같고.. 그런데 네 목소리는 왜 그래? 감기걸렸어?”

“그렇구나 ..나? ㅋㅋㅋㅋ나 술마셨지~~”

“그래? 낮부터 마신거야? 취한거야? “

막 묻던 나는 순간 감지했다 니가 울고있다는 것을…


왜 그래? 무슨일이야~~

그냥 ..아무일도 없었어 그냥 눈물이 나..


나는 안다. 그냥 아무일도 없었는데 그냥 눈물이 난다는 게 어떤건지…


“무슨 일이야. 그냥은 없어. 쌓여있던게 터지게 된 일이 분명 있을거야. 말해봐. 말해야 해. 혼자만 끙끙거리지 말고…”


나는 안다. 혼자만 끙끙 앓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해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 나에게도 그렇게 내 얘길 들어줄 사람이 있었어도 나는 조금 더 잘 살았을것 같으니까….


말 그대로 특별히 무슨 큰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애 마음이 그토록 힘들면 큰일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냥 조금만 더 참으라고 했다.

지금에 와서 참지 않으면 그동안 참은 너의 시간이 너무 억울할거라고… 그리고 혼자만 나에게로 와서 쉬다 가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통화를 끝내고 한참을 찝찝했다정말 참는게 맞는걸까?


원래 부부싸움은 별것 아닌걸로 시작된다.

누구나 싸울 땐 내가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다.

그애도 혼자 살고 싶다고 했다. 난 안된다고 했다.


나는 새끼를 낳은 어미라면 참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끼가 성인이 될때까지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아이의 마음이 어미의 몸부림을 이해하는 나이가 최소한 성인은 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도 사실 이해를 어떻게 하나?

참지 못한 어미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아이의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과연 용서는 되나?)

그것도 여태 참고 키운 자식이라면 더더욱 조금 더 참아야한다고…. 니가 참았던 그 시간이 통으로 날아가는건 억울하니까…. 그라서 3년만 더 참으라고 얘기했다. 아예 참지 말라고 하면 니가 더 괴로울것 같아서…

그런데 정말 3년만 참으면 되는걸까?

아마도… 어쩌면… 아닐것이다. 어미라는것은 3년이 아니라 300년도 참아야 하는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당당한 싱글맘 싱글대디들이 많다. 그들의 선택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당당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하지만 아무리 혼신을 다해 키워도 아이에게 양쪽의 자리는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분명 한쪽 빈자리가 끝내 상처가 될것이므로….


그래서 난 그애한테 3년만 참으라고 했다. 최소한 미성년일때는 양쪽 어느 곳에도 빈자리가 없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자존이 될 수 있게…

그래서 아프다. 내 인생도 있는데 내 아이 인생을 위해 내 인생을 참아야 하는가…

그래도 난 참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자식을키우는 동안에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들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아이때문에 내 인생을 못살았다는 말은 일종의 핑계이고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세상 구차한….

왜? 아이 키우면 내 인생이 없는건데? 왜?

용기를 못냈으면서 아이라는 핑곗거리를 만든다.

아이에게 상처줄 용기는 있으면서 아이와 함께 만들어갈 내 인생에는 용기를 못내면서 …

남편탓을 하면서… 안맞는 사람과 살 수 없다면서….


그런 삶을 가까이서 보았다.

내가 도저히 안맞는 사람이라서 못살겠어서 내 인생을 찾겠다고 아이를 버린 삶을..

그들은 과연 그들의 삶을 찾았을까?

아니다. 찾았어도 못찾은것이나 다름없는 내가 버리고 온 자식이라는 죄책감에 평생 괴롭다. 아닌척 할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순 없으리라.

그리고 그 삶을 찾아 떠난 어미를 둔 자식을 보았다

아무리 온갖 거짓말로 합리화를 시켜도 그 자식의 마음엔 이미 상처가 되어있었다. 그것도 가끔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이를 먹었음에도 문득문득 삶에서 힘든일을 만날때면 그 어미가 생각나는 자식들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못살겠어도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아 내 새끼를 지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를 버릴 마음을 가진 어미들이 주위에 들끓는것이 못 견디게 가슴이 아프다. 이게 현실이다.


책임지지도 못할거면서 나를 왜 낳았냐하던 청춘드라마 속 울부짐이 백퍼 이해가 된다.

그래 맞아. 낳았으면 책임져야지. 내 인생 중요한거 알면 내 아이 인생중요한것도 알아야지. 아무도 못하는것을 할 수있는게 부몬데 왜 내 인생 찾겠다고 아이 인생을 상처로 만드는건데.

나는 절대 이해못한다. 아무리 잘 나가는 싱글맘이고 싱글대디라도 .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잘나가는건가. 그들의 마음 한 쪽엔 언제나 돌덩이가 있을 것이다.


지지고 볶고 싸우고 안맞는 사람이라해도 바람피고 술먹으면 때리고 툭하면 감옥을 들락날락하는 놈이 아니라면 그냥저냥 살 만 하다.

그냥 죽을 것 같지 않으면 아이 때문에라도 사는 것이다. 또 못 살건 무엇인가.


나는 그렇다고… 내 생각은 그래..

그러니까 너도 이혼 하지마.

지금은 하지마. 할려면 3년 후에 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