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있을까

니체의 "신은 죽었다"

by 그레이스웬디

나는 모태신앙이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교회도 졸업했다.

어린 나이에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성경을 배운다고 해서 눈에 보이지 않은 신의 존재가 믿어지는 게 아니었다.


그렇다 해도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며 말릴 만큼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관심이 없는 게 맞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닥칠 때에도 나는 신을 찾지 않았다. 다들 힘이 들 때 신을 만난다고 하던데..

아마도 난 엄마를 보면서 신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진실한 신자로써 엄마는 신께 충성을 다하는 듯 보였다.

언제나 기도를 하며 지냈고 하지만 엄마도 점점 독실한 신자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새벽기도는 나가는 날이 드물었고 교회도 가끔씩 빠질 정도였다.

힘들 때마다 엄마는 엄마의 하나님을 찾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하나님은 그리 너그러운 분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엄마의 기도는 항상 안 들어주시는 것 같았다.

내가 대입시험을 치를 때도 엄마의 하나님은 엄마의 기도를 외면하신 듯했고. 아빠랑 헤어질 때도 엄마의 하나님은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교회도 졸업한 건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신을 찾으며 울부짖는 건 에너지낭비라고 생각이 되었다.


'나는 나를 믿어. 나는 돈만 믿어.' 이런 말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 자주 등장하곤 했는데. 나는 격하게 공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이 존재하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는지 나는 이해가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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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면서 내가 니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은 죽었다 “ 니체는 기독교가 신을 죽인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기독교는 그들의 교리로 현세계를 부정하고 추상적인 영원불변의 세계, 즉 천국 또는 하늘나라를 추구한다. 이 땅에서의 삶은 모두 부질없으며 열심히 회개하여 천상의 세계로 가야 한다고 한다.

니체는 그들이 이 땅에서 삶을 실천하다 죽임을 당한 위대한 사람인 예수를 영원불변의 세계로만 강조하면서 현생을 부정하고 이 땅에서의 삶을 산 예수를 죽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생을 부정하고 미지의 추성적인 세계를 추앙하는 것들을 신의 죽음과 함께 사라지게 하고 현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로 힘에의 의지가 있으며 신의 힘의 의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의 힘에의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라 한다.

그렇게 영원회귀를 주장하는 니체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며 스쳐 지나가는 삶이라 여기지 말고. 충실히 현생을 스스로의 의지로 살라고 한다.


나는 니체의 사상이 너무 와닿았다.

그러나 요즘은 무신론자들을 보기가 힘들 정도로 저마다의 종교가 있다.

과연 신은 있을까. 늘 궁금하지만, '자연의 법칙은 있다'라고 믿는 나에게 '그게 신의 법칙이야'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아~~ 그렇구나~~' 할 자신은 없다.

신앙을 접하면서 많은 변화를 느꼈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널렸다.

그들은 신의 존재를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 존재를 믿음으로써 마음의 변화가 생겼으므로 그들에게도 변화가 생긴것이리라고 본다.

그 마음은 내 것일진대 그리하여 스스로의 선택일 텐데 굳이 신의 존재를 믿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일까?

신과 상관없이 그저 혼자 마음을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가지면 안 되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각자 종교의 자유가 있으니, 나는 엄마의 하나님도, 시어머니의 부처님도 모두 부정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無신이면 마치 죄를 짓는 것 같은 시선은 자제해주면 좋겠다.

신을 믿는다면서도 죄를 짓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봐온 탓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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