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예예 이야기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아

이번엔 예예(禮禮) 이야기를 해줄게. 어느 날, 네 마음에 한 손님이 찾아왔단다. 그 손님은 기쁨일 수도 있고, 화남일 수도 있고, 눈물일 수도 있어. 그 손님은 흙이 잔뜩 묻은 신발을 신은 채 쿵쿵쿵 너의 마음을 향해 걸어오지. 자, 여기서 중용은 이렇게 말해.


“그 손님, 내쫓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현관까지는 흙 묻은 신발인 채로도 괜찮아. 본래 그런 손님이란다. 자연스럽게 맞이해도 돼.”


화를 느낀다고 화를 내쫓으려고 하지 마. 기분이 나쁘다고 그 감정하고 싸우지 마. 그냥 말해줘.


“너, 흙 묻은 신발인 채로는 여기 현관까지만 괜찮아.”


신발을 벗으라고 꾸짖지 않아도 되고, 현관에서 지켜봄이라는 덧신을 살짝 신겨주면 돼. 그게 <에, 악, 사, 서, 수, 어>라는 육예 중 예예(禮禮)야.


네 감정을 손님처럼 맞이하는 따뜻하고 고요한 방법이지. 그 손님이 흙 묻은 신발 그대로 네 마음 안을 헤집고 다니지 않도록 너는 조심스럽게 손님을 맞이하듯 감정을 지켜보는 거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 손님은 함부로 하지 않는단다.


손님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어디까지 흙신발인 채 들어오는지 지켜보는 것. 그게 바로 예야. 네 마음의 첫 번째 문을 잘 지켜보렴. 그러다 보면 조금씩 괜찮아지는 힘이 생겨.


시골에 할아버지 집을 예로 들어볼까? 낯 선 손님이 왔어. 처음엔 그 손님한테 겁이 나서 멀리서 지켜보게 되지. 담 너머까지만, 그다음엔 대문 앞까지, 조금 더 지나면 마당 안까지, 그리고 마침내 섬돌 위에까지. 조금씩 괜찮아지는 거란다. 그 손님을 조용히 맞이할 수 있는 괜찮은 마음의 공간이 점점 넓어지는 거야. 그게 바로 중도(中道)라는 너의 힘이야.


흙 묻은 감정도 너의 마음에 차분히 들였다가 부드럽게 보내는 힘. 손님으로 오는 감정을 손님으로 지켜보고 맞이하는 것. 그게 바로 예기에서 말하는 예예(禮禮)야. 감정은 손님이고, 너는 그 손님을 예쁘게 맞이하는 마음의 주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