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일기 같은 건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기록하라는 버릇도
성찰하라는 못남도
어쨌든 괜찮습니다.
아주 가끔
세 줄 몇 자 쓰기면
충분합니다.
가끔 떨쳐지지 않는
과거의 죄의식
미래의 불안
신경계의 잡음
그때는 캘린더앱을 열어
세 줄 몇 자 쓰기로 합니다.
첫째줄은 그것들의 신체적 느낌을 씁니다.
없는 글자여도 괜찮습니다.
둘째 줄은 한 글자로 이름을 지어줍니다.
대충 발음할 수 있으면 됩니다.
셋째 줄은 내가 뭘 하든 괜찮은 존재에게 한마디 씁니다.
내 고양이여도 좋습니다.
세 줄 쓰기
%~#^0;
꿿
이따 봐
첫째줄은 나의 신경계의 잡음을 감각해 내면 충분합니다.
그 감각을 담을 수 있을 때까지 첫째줄은 길어도 됩니다.
둘째 줄은 그 감각을 한 글자로 이름 짓습니다.
대충 발음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감각에 그 이름을 불러주면
고여있던 것들은 흘러갑니다.
셋째 줄은 내가 뭘 하든 괜찮은 존재와 연결해 봅니다.
내 고양이를 떠올리며 말을 걸듯이 하면 됩니다.
내가 뭘 하든 그는 괜찮듯이
나는 괜찮아집니다.
첫째 줄은 신경계의 잡음을 기호화하는 과정입니다.
둘째 줄은 그 대상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나의 신경계에 고여 있는 잡음이 흘러가게 합니다.
셋째 줄은 나의 존재 자체로 수용받는 연결감을 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