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유교 이야기
유교에서 영혼은 단지 하나의 정보장일 뿐입니다. 쉽게 말하면 '그 사람이 남긴 고유한 무늬'라 할 수 있습니다. 생전에 그가 자주 짓던 따뜻한 표정, 곤경에 처했을 때 어깨를 두드리며 해주던 조언, 가족을 대하던 특유의 다정함, 심지어 사소한 말버릇 같은 것들이 모두 이 무늬를 이룹니다. 유교에서 말하는 혼(魂)이란 바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변하지 않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정보장의 패턴 즉 삶의 무늬를 뜻합니다.
사람이 눈을 감으면 육체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흙과 바람으로 돌아가지만, 그가 세계에 아로새긴 고유한 정보장의 무늬 자체가 완전히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그를 추도하고 기억을 호출할 때, 우리는 허공으로 흩어지려는 그의 정보장을 조심스럽게 갈무리해 냅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의 마음, 우리의 일상이라는 새로운 그릇 안에 차곡차곡 옮겨 담습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재생(再生)이자 부활입니다. 그가 나에게 가르쳐준 삶의 지혜로 내가 오늘 하루의 위기를 묵묵히 넘길 때, 그가 사랑했던 음식을 먹으며 옅은 미소를 지을 때, 그는 이미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남긴 삶의 궤적이 나의 현존(Dasein) 속으로 온전히 스며들어,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의 일부가 됩니다.
결국 떠난 이는 남겨진 우리의 기억과 더불어, 한층 성숙해진 우리의 삶의 방식을 통해 끊임없이 다시 숨 쉬게 됩니다. 그러므로 유교의 제사(祭祀)란 허공으로 흩어져가는 그 사람의 정보장을 정성스레 거두어, 산 자의 마음이라는 현존의 세상 속에서 그와 다시 만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