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편의 가족들과 결혼했다.
“엄마가 너 초본 보고 싶대.”
“……뭐? “
“네가 이제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했어. 다 들으시더니 어머니께서 부모님이 안 계신데 네가 날 꼬시려고 부모님 있다고 한 것 같다고. “
언어로도 사람 마음을 찢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 문장을 뜯어서 이야기할 거리가 넘쳐났는데, 나는 입도 벙끗 못한 채로 그저 울기만 했다.
그 사람은 “울 것 같아서 일부로 장난스럽게 이야기 꺼냈는데 확인 안 해도 돼 ”라며 나를 안아주었다. 그 말은 더 이상했다. 어디가 장난이었을까? 병신같이 나는 계속 울기만 했다.
—
우리는 연인이 되기 전 직장동료로 4년을 알았다.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그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땅만 보았다. 또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대화는 시답지 않은 농담이나 일 이야기로 채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사람에게 자꾸 눈이 갔다.
혼자라는 느낌.
조금 다르게 말하면, 오래 혼자였던 사람 특유의 조심스러움.
가끔 툭 튀어나오는 단어들—엄마, 여동생, 이혼, 가장, 빚.
나도 그랬다.
어릴 적부터 가장이었고, 남들이 하지 않을 걱정을 먼저 배웠다. 다만 나는 가족과 단절했고, 그는 그 안에 머물렀다는 게 달랐다.
그 차이 때문에 우리는 가까워졌고,
결국 그 차이 때문에 서로를 오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오해로 나는 사랑에 빠졌다.
⸻
사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을 생각하게 됐다.
둘 다 적지 않은 나이였고, 결정은 빨랐다.
그가 바른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가족들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리라고 믿었다.
얼마나 어리석은 믿음이었던지.
결혼 준비를 시작하자마자,
빙산의 일각들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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