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다시, 삶의 리듬 위에서

by 진주


삶을 오래 들여다보면, 웰빙과 웰다잉은 서로 다른 길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잘 산다는 것과 잘 떠난다는 것, 이 두 가지는 결국 같은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어떻게 나를 존엄하게 지켜낼 것인가.” 수많은 어르신들은 나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삶은 마지막까지 배움이란다.” 누군가는 질병으로, 누군가는 상실로, 또 누군가는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을 통해 존재의 깊은 결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결은 모두 ‘존엄’이라는 한 단어로 이어졌다. 존엄은 대단한 철학책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한 어르신이 마지막까지 새 양말을 신고 싶어 했던 마음, 차가워진 손을 꼭 잡아달라던 요청, 이름을 잃어가면서도 누군가를 기억하려 애쓰던 눈빛, 그 모든 순간이 존엄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글을 쓰며 여러 번 멈춰 서서 내 삶을 다시 바라보았다. 삶의 경계에 선 사람들을 오랫동안 돌보며 알게 된 사실은 단 하나다. 우리가 가진 시간은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 작고 사소한 움직임 하나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 그리고 오늘을 살아내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용기라는 것이다.

이제 책을 덮으려 한다. 하지만 이 마지막 장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속도로 회복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넘어지기도 하고, 걸음을 늦추기도 하고, 때로는 멈춰야 할 때도 있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나는 여전히 나로서 존재하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그 질문을 품고 천천히 걸어간다. 어쩌면 그것이 웰빙과 웰다잉 사이, 가장 인간다운 삶의 리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