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키가 작은 이유

키 큰 남의 남편이 부러운 사람은 읽어 보세요.

by 시옷

안녕하세요.

시옷입니다.


얼마전 아는 사람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녀의 남편이 키가 아주 크고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혼 자체야 축하해줄 일이지만, 키도 크고 멋진 신랑감이라는 말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의 신랑은 남자 평균키 보다 조금 작은 편이거든요. 왜 난 저렇게 키크고 훤칠한 남자를 만나지 못 한걸까? 알 수 없는 부러움을 느낄 무렵, 저에게 곰곰히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출퇴근길에 늘 마주치는 인파 중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사람한테 말을 건다던지 할건 절대로 진짜로 아니고, 그저 수 십명 중에 존재감이 느껴지는 사람 중 한 명 이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진짜 말은 커녕 눈빛조차 마주친 적 없는 사람입니다. 여튼 그 사람의 특징이 키가 작다는 것입니다. 남자 평균키보다 작고 저보다 작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도 평균보다 훨씬 작은 키의 남자를 유심히 관찰하던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네. 저는 키작은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제 눈에 키가 작아도 멋진 분이 있으면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이고, 그래서 제 남편도 키가 작았던 것입니다. 이런 저의 취향을 잊고,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키 큰 신랑감을 만난 걸 부러워하다니. 남의 의견들에 저의 주관을 빼앗긴 경우이지요.

이와 유사하게, 십 여년 간 직장생활을 해본 결과 저는 소시민일 때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회 지도자나 세상을 바꾸는 리더들은 물론 멋있고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지만 왠지 제 자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은 그게 좋고 멋있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말해도, 저는 아무래도 소시민이 체질인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저와 같이 소시민적인 삶을 함께 살아줄 제 남편이 좋아서 선택한 것이라, 단지 연봉만을 비교하여 더 돈을 잘버는 남자를 만나고 싶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돈 많은 사람에 대해, 부러워, 라고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치만 다른 조건이 다 같고 돈만 더 많은게 아니라, 돈이 많아서 나와 결이 맞지 않는 다른 조건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부러우니 나도 그렇게 되고 싶냐고 물으면, 바로 No 라고 말할 지혜 정도는 생겼습니다.

인터넷, 유튜브, 티비에서 너무 많은 '남의 취향'을 보다보니, 내 취향을 잊고 저들의 취향이 내 것인냥 싶을 때가 있습니다. 첫 눈에 혹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이라 착각하지 말고, 그것을 갖기 위해 포기하거나 더 지불해야 할 것들을 곰곰히 따져본 다음에도 진짜 내가 혹할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판단해보아야 겠지요. 사는게 바빠도 나의 본심에 대해 진실한 관심을 가지는 시간은 항시 마련해 놓아야 겠습니다.


그럼 이만,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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