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 진짜 내것으로 만들기

by 임경미

“책 속에 길이 있고, 진리가 있다.”

학창시절, 떠들며 놀고 있는 우리를 달래기 위해 선생님들께서는 이렇게 말하고는 했었다. 가끔 창작 센스를 겸비한 선생님께서는 “책 속에 대학이 있고, 직업이 있고, 남편이 있다”고 각색을 하며 책보다 친구와 더 가까운 우리를 책으로 인도하기도 했었다.


굳이 선생님들께서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어도, 나는 책에서 친구를 만났고, 스승을 만났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책을 통해 삶의 지혜 하나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책을 집어드는 충분한 이유였다.

어디 책뿐일까. 요즘엔 명사들의 강연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양질의 정보를 모아놓은 영상도 볼 수 있으니,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알면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들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다양해졌다.


인생에서 이렇게나 많은 스승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그들은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알려주고,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고, 대인관계를 잘하는 방법, 돈을 잘 모으는 방법 등 내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아낌없이 알려준다.

나보다 먼저 경험했던 사람들이,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당신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쓴 글이기에, 혹은 말이기에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나도 꼭 저렇게 해봐야지!’ 하는 굳을 다짐을 했더랬다.


그런데 굳은 다짐은 책장을 덮는 순간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나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의 나로 살아갈 때가 많았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고 마음에 담아도 실천하지 않았기에 버릇은 여전히 남아있었고,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책을 읽은 후의 나는 여전히 같은 모습이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다시 책을 집어 들고 책 속에 담겨 있을 진리와 길을 찾길 반복하면서도 책 속의 길은 여전히 흐릿했고, 진리는 모호했다.


구슬도 꿰어야 보내듯, 아무리 좋은 말도 누군가 읽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다.

내가 밑줄 쳐 놓은 좋은 문장을 진짜 내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그것은 까맣게 인쇄된 글자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중식 셰프로 이름 알려진 이연복 씨가 이런 말을 했었다.

요리 프로그램에서 자장면, 짬뽕 같은 간단한 메뉴부터 탕수육, 동파육 같은 메인메뉴의 레시를 공개하자 진행자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가게의 비법을 공개해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진행자의 질문에 이연복 셰프의 대답이 인상 깊다.


“이것도 따라할 사람만 하지, 보통 사람들은 알려줘도 귀찮아서 안 따라해요.”


어쩌면 책 속의 진리와 길을 찾아 헤맸던 내가 쉽게 그것을 찾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유이지 않았을까.

아무리 좋은 말도, 아무리 유용한 정보도 그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 그러므로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어느 날 문득, 책 속에서 만난 문장이 내 마음을 밝혀줄 때, 그 문장에 밑줄을 긋는 것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진짜 행동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그래야 좋은 말이 진짜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사진: 픽사베이의 콤프레이 이미지 )

이전 14화오늘도 부캐모드 접속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