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말과 함께하길

by 임경미


세상이 나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나를 사랑하라, 나답게 살아라, 행복하라 같은 달콤하고 좋은 말들이 넘쳐난다. 말은 점점 더 풍요롭고 다채롭다. 그런데 왜 내 영혼은 말의 풍요 속에서도 점점 빈곤해졌던 것일까.


좋은 말들은 내게 힘을 줬고, 달콤한 말들은 나를 다독거렸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내 마음속에 이미 가득 차 있는 수많은 말들이 그런 말들을 담아둘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그래서 좋은 말들이 많아도 내 것이 될 수 없었고, 좋은 말들을 해주는 사람이 많아도 진짜 나만을 위한 방법이 되지 못했다.

말을 뱉어놓고 나면 그만이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공기 중에 흩어진다. 좋은 말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게 나를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울림 없는 메아리처럼 들렸다.


우선 나에게 덕지덕지 붙어 있는 말의 딱지들을 떼어내야 했다. 나를 억누르고 부자연스럽게 만들고,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그런 말들을 마음에서 빼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아름다운 말들도 공염불이 되고 말 테니까. 말의 딱지를 떼어내고, 나를 물들였던 말의 색채들을 지우고 나면, 타인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내가 아닌, 진짜 내 말을 하는 내가 될 것이고, 정말 나를 위하는 말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오늘은 어떤 말을 받아들이고,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나는 어떤 대화를 가장 많이 나눴고, 어떤 말을 가장 많이 들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오늘 나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무엇일까. 오늘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무엇일까.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내게 찾아온 말들과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말들을 돌아보길 바란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라면 어떤 말을 가득 담으며 살 것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내가 앞으로 더욱 행복할지 어떨지가 궁금하다면 지금 내 마음속에 가득 담긴 말들을 꺼내어 보면 된다. 지금 나를 둘러싼 말과 생각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내가 되고, 내일의 내가 사는 모습은 먼 미래에 내가 살고 있을 모습일 테니까.


다시 시작이다.

새로운 시작은 나를 살리는 말들과 함께 하길.



(이미지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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