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갑상선 전절제와 함께 영문을 모르고 사라져 버린 4개의 부갑상샘으로 인한 부작용은 2022년 현재도 진행 중이다. 칼슘조절장애를 겪으며 전해질 조절을 위해 약들을 복용하는 중이고, 이제 신장에 석회가 쌓이는 중이라 했다. 영문모를 메스꺼움과 울렁증, 그리고 어지러움, 자잘한 통증은 덤이다.
물론 의식을 잃고 쓰러지며 반복되는 부상의 시기와 신부전으로 사구체여과율의 위협을 겪던 시기를 돌아보면 지금은 행복이어야 맞다. 덕분에 온 가족이 즐겁기 위한 노력에 온 힘을 다하였고, 병증의 완화로 인해 상심의 크기는 줄어들었다. 그리고 큰누나네 가족은 나, 말티스 수리를 포함하여 아주 가까운 사이를 유지 중이다. 나, 수리는 유기견으로 3살이던 2018년 6월 25일에 큰누나에게 입양되어 이제 7살이니 7배로 환산하면 사람 나이로 49살쯤... 6.5배로 환산해도 불혹을 지난 중년의 반려견이 되었다.
내가 보기에도 누나 수술이 2015년 4월에 있었고 갑상샘과 부갑상샘이 한꺼번에 제거되고 후유증을 혹독하게 앓던 시기인 2018년 6월 6일에 당시 3살쯤 된 유기견으로 하얀 말티스인 내가 누나네에게 입양되던 시기에 비하면 누나의 2022년 병원 내원 횟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신장내과의 경우에는 3개월 간격으로 하루는 검사를 , 하루는 병원 외래를 간다. 신경과는 6개월 간격으로 지난번에 길게 늘였다. 갑상선 내과는 이제 1년에 한 번만 만나서 1년 치 호르몬을 받을 뿐이다. 그외 산부인과와 내과 관련은 관련증상이 심해질 때만으로 마무리되었으니. 갑상선 내과는 복용약을 1년 치를 한꺼번에 처방해도 되나 보다. 중복과 과다처방으로 신부전증을 몇 차례 만든 다음 아예 신장내과에 일임하고 갑상선내과는 문자그대로 갑상선 호르몬만 연1회 들여다본다.
그렇지만 큰 누나는 여전히 뒷머리에 날카로운 통증이 연이어 지나가는 날은 될수록 베란다나 샤워실에 머물지 않으려 노력하고 마음속 깊이 긴장을 한다. 베란다나 샤워실에서 또 의식을 잃고 쓰러져 끼이는 일은 끔찍하므로. 불규칙한 손발 저림의 불쾌함도 여전히 지속 중이다. 가끔의 복통과 매일의 메스꺼움, 길거리에서 느끼는 불안함쯤이야 누나는 일상이 되어서 원래부터 그런 것처럼 괜찮다.
큰누나와 아빠, 엄마는 드라마를 보고 설레기도 하고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중이며, '나쁜 개는 없다'와 '동물농장'을 시청하며 반려견인 나, 불혹을 넘긴 '수리'의 언행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가끔의 나의 소변 실수도 눈감아줄 만큼 TV에 출현하는 다양한 반려동물 사연들은 나, 수리에게 도움을 준다.
큰누나는 본인의 의사도 묻지 않고 부갑상샘을 송두리째 망쳐버린 2015년의 유명대학병원 갑상샘 전절제 수술 의사로 인해서 일상이 여전히 편치 않다. 3개월마다 하는 혈액검사에서는 칼슘이 평균 9.0보다 낮은 7.5 수준을 유지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 동안 3번째로 담당하게 된 신장내과 의사인 전문의는 이전에 칼슘을 1알 추가했다가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진 경험이 2차례 있어서 큰누나의 칼슘조절에 고심중이다.
묘안으로 칼슘약 3정 비타민 D 4정, 마그네슘 1정, 철분 1정 복용에 짝수일마다 추가하던 칼슘 1정을 손발저림신호가 지속될때만 일정기간동안 매일 먹기로 처방을 시도했다. 큰누나의 손가락과 발가락이 매일 저릿 거리지만 대학병원의 신장전문의는 그런 경우 동네 내과에서 추가 검사 후 일시적으로 칼슘을 추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엄마와 큰누나는 칼슘주사팩이나 복용알약보다는 아주 느린 비타민 D 만들기인 햇볕 받기를 시도 중이다.
'약처럼 축적되지 않고 자연 배설되는 비타민 D를 얻기 위해서라면 얼굴과 팔다리에 점이 생긴 들 어떤가?' 했다. 그래도 얼굴 보호를 위해 모자는 쓴다. 칼슘조절장애 진단을 받아서 여러 번 급성신부전이 반복되었고, 급기야 만성신부전을 2년 앓았다. 지금은 신장의 기능이 절반으로 회복되어서 다행이다. 신장 회복을 위한 약이란 존재하지 않으니 더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 하라는데 그 조심 사항이 참 당황스럽다.
'사구체여과율 14'라는 의미를 의료인이 아니어서 엄마가 모르기를 참 잘했다. 고단한 입원 과정을 되풀이해서 겪으며, 걱정하는 의사들의 잦은 검사 진행과 어두운 설명에 무서운 수치라는 건 알았지만, 사실 엄만 자신의 몸이 아니니 남의 다리 긁기 수준의 이해였다고 했다. 누나의 온몸이 응급실 대기실에서 사시나무 떨듯 떨어대는 걸 보면서도 발만 동동 구를 뿐 실감할 수 없었다나... 영화처럼.
누군가와 부딪쳐서 일시적으로 다쳐도 보상이 이루어져야 할 진데, 누나의 건강을 통째로 흔들어놓아서 큰누나의 30대를 투병 시기로 망쳐놓은 상대들에게 대한민국의 법은 잘못을 묻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1심 법원의 판결은 환자의 고생은 안쓰럽지만 병원이 의도적으로 한 잘못이 아니니 병원측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했다.
심지어 아주 얇은 막 뒤에 위치한 부갑상샘은 갑상샘 제거 중 의료사고가 생기기 쉬운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본다는 의료협회 의사 소견은 참 공감 불가였다. 저칼슘 혈증이나 고칼슘혈증으로 인한 경련과 의식소실도 공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해외 논문에는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보고가 없었다고 했다. 누나의 경우도 갑상선학회에서 보고가 없을 테니 영원히 의료사고 보고가 없는 게 된다는 거....
여러 병원에서
"요즘 의술의 발달로 4개 부갑상샘 중 적어도 3개는 잘 살린다." 고 했는데...
"이런 사고는 거의 없다."고도했는데...
'가제는 게 편'이라서인가?
3개월 만에 하루는 검사를 그리고 하루는 병원 외래를 들르느라 누나네 가족은 이틀 동안 긴 나들이를 했다. 하루 3~5시간은 2~3분 외래를 위한 병원 오가고 외래약국에서 약을 타오는 데에 투자하는 시간이 된다. 길이 안 막히고 잘 뚫리면 3시간이 걸리고, 막히는 날에는 5시간도 길에다 쏟게 된다. 그리고 병원을 다녀온 뒤에는 코로나 19가 횡행하는 공기를 통과하였으니,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고 환자도 보호자도 운전자도 기진하여 침대에 눕는다.
요즘엔 식사는 새로 증축된 건물에 자리 잡은 한식당에서 시도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새벽부터 준비한 도시락이다. 고단한 시간들이 마무리되고 침대에 편안하게 몸을 누인 큰누나와 엄마는 휴식을 취하면서 '이만하기를 얼마나 다행이냐?'라고 서로 토닥인다.
누나의 전해질 균형을 잘 조절하고 있는 신장내과의 전문의는 혹시 큰누나가 '음식을 가려먹냐?'라고 물었다. 그리고 칼슘 수치가 계속 낮음에도 불구하고 약 복용 개수를 늘리기는 기존의 신부전 증상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했다. 일단 마그네슘 약은 도움이 되고 있으니 현재대로 복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평균 80-120으로 나와주어야 할 혈압이 40-90 언저리를 노니는 혈압으로 지속되고 있어서 혈압을 높이는 약을 2알이나 썼는데도 효과가 딱히 보이질 않으니, 이제부터 음식 속의 염분 섭취는 정상으로 하기로.
사실 누나는 의료진들의 조언데로 진즉부터 일반적인 식사를 하는 중이다. 집에서 열심히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으로. 누나의 부정맥과 빈맥도 여전하다. 그리고 당연히 커피도 술도 담배도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엄마는 '오랫동안 고생했다'라고 위로를 건네는 의사 선생님에게 감사를 전하고, 큰누나의 착한 협조에 대해서 "도와주기가 참 편한 착한 환자라서 이만큼 회복되어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엄마는 환자가 워낙 착해서 8년의 병치레에도 가족들이 주저앉지 않고 잘 지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신장내과 의사 선생님은 누나 엄마에게 현재 칼슘조절 목적으로 복용 중인 약이 칼슘 3정, 비타민 D 고함량 2정, 일반 비타민 D 2정, 마그네슘 1 정인 상태에서 이미 신장에 석회가 쌓이고 있으니 칼슘제제 추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누나 엄마는 그러면 '햇볕을 매일 쬐어서 천연 비타민 D를 흡수해보겠다'라고 대답했다. 몇 번을 급성신부전과 만성 신부전으로 입원해서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신장 전문의는 엄마에게
" 이제는 누나를 환자라고 하면 안 돼요"라고 했다. 혈액검사 결과를 보면 약으로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예전처럼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으니 이젠 정상인이라는 전문의의 의견 제시에 엄마는 말문이 막혔다.
"주변에서 환자 취급을 하면 환자 스스로 환자가 되어 의욕이 없어지니 유의하고 정상생활을 하도록 합시다."라고 했다.
아, 정상생활.... 얼마나 꿈꾸고 소망하는 단어인데...
서른 즈음에 행한 수술로 인해 8년이 지난 지금도 줄어든 약 수준이 하루에 열다섯 개가 넘게 복용해야 유지되는 전해질 불균형의 환자가 '약으로 유지되니 정상인'이라는 전문의의 정의. 적어도 정상인이라면 약을 먹지 않아도 정상수치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어쨌건 오늘은 칼슘을 제외하고는 정상인 수치에 가깝게 나왔고, 40-90으로 지속되는 저혈압 원인 검사에서도 특이사항은 나타나지 않았으니 정상이라는... 큰누나는 여전히 자주 매스껍고 울렁거리고 가끔 어지럽고 복통이 반복되지만, 병원에 숱하게 실려가서 입원하던 때에 비하면 봄날을 보내는 중이다.
잘 먹고 둘레길도 가볍게 30분 코스로 엄마랑 걷고 자전거 10분쯤 타고... 그 누구의 실수로 영문도 모르는 큰누나의 30대가 이렇게 넘어가는 중이다. 오늘은 모처럼 환자가 아니라 정상인이 된 날이다. 전문의의 정의를 들으며 엄마에게 오늘은 새삼 누나의 건강이 확실하게 회복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음이 확인되어 희망이 살포시 내다보이는 날이다. 요즘 병원에서의 사건사고 뉴스를 보면 '이만하기가 얼마나 다행이냐'로 생각을 보듬어볼 일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