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도우미견과 함께 (출처: Caring Dogs from Canine Concern)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부담스러운 상대들 앞에서는 긴장하게 된다. 확대되는 빈부격차나 이민자 가정의 자녀, 다문화가정의 자녀, 또는 홀부모나 조손가정의 아동, 그리고 풀타임 맞벌이 가정의 자녀처럼 학습도움을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상태에서 마음의 상처를 경험한 아동들은 더욱 움츠러든다.
이른바 불안과 위축 증세인데 빠르게 도움이 제공되지 않으면 불안과 위축 장애가 된다. 여기에 더해 저학년 시기에 가정과 학교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읽기 능력이 뒤처지면 아동의 학교생활은 아이를 우울하게 만드는 치명적 요인이 되기 쉽다.
오늘날 교실 속 아동들의 읽기 부진 문제는 선진국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 (2001)의 '아동낙오방지법' (No Child Left Behind Act)과 오바마 행정부 (2015)의 '모든 아동 성공법' (Every Student Succeeds Act)은 프로젝트 내용은 다소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읽기 능력이 뒤처지는 아동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이다.
학교 교사들에게 압력과 가점을 부여하며 특히 읽기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오래전 한국의 70, 80년대의 주말고사, 월말고사 시대에 경험한 반강제적 학습방식으로 점수 향상을 위해 올인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교사도 학습부진 아동도 장기적으로는 지쳐서 수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단기간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열정과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아동을 끌어가는 프로그램의 한계는 결과에 대한 당근과 채찍에 지친 교사들의 반발과 미국에서는 낯선 방식인 점수를 목표로 하는 강제적인 학습에 대한 학부모의 반발, 그리고 아동의 자발적인 흥미와 동기유발이 어렵다는 데에 문제점이 있다.
*R.E.A.D. 읽기 도우미견과 함께 (출처: ITA Reading Education Assistance Dogs in U.S.A.)
동물을 매개로 한 교육프로그램인 'Reading Dog Program'은 아동이 훈련된 자원봉사팀인 반려견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기를 통해서 교사 역할을 경험하게 된다. 1:1로 반려견의 주인인 성인의 따스한 지지를 매주 정기적으로 받게 된 아동은 배려심 많고 자신의 서툰 읽기를 지지해주는 성인 그리고 반려견의 유대관계 형성을 경험하게 된다.
반려견의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으며 까만 눈동자와 눈을 맞추고 따스한 생명체와 함께하는 시간의 정서를 바탕으로 위축된 아동의 불안정서가 안정된다. 자신감이 향상되고, 자신보다 약하고 충직하며 자신의 읽기에 대한 평가나 판단이 없이 귀를 기울여주는 개를 배려하는 마음이 싹튼다.
이는 공동 사회인 학교생활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익히는 지름길이며, 이를 토대로 교실에서 또래와 교사와의 의사소통에도 자신감을 갖게되며 자아존중감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어린아이들은 영. 유아 시기부터 그림책, 옷에 그려진 동물 그림 디자인이나 스티커들을 통해서, 또는 동네병원에 설치된 수족관 속의 물고기나 집 주변 하천 등지에서 만난 곤충, 물고기, 오리 등을 친숙하게 접해오며 동물에게는 쉽게 마음을 열게 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인간과의 유대관계 역사가 인류 역사만큼 길고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뛰어나며, 영특히고 충성심이 강한 개 앞에서는 대부분의 아동들이 쉽게 마음을 열고 긴장을 풀어냄을 많은 연구논문들이 증명하고 있다.
동물의 참여... 그중 특히 반려견인 개의 참여를 통한 심리치료는 1960년대 미국에서 '동물매개 심리치료의 아버지로 불리는 심리학자 Dr. Boris Levinson에 의해 최초로 구체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전에도 8세기 유럽의 정신 질환자 집단생활에서 동물 키우기, 간호사 나이팅게일의 작은 동물 키우기를 통한 환자 간호일지, 1,2차 세계대전 참전 부상병들이 입원한 군 병원에서 개와 함께 지낸 병사의 심리치료 기록들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유대관계를 통한 인간의 건강 향상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왔음을 알 슈 있다.
근래에는 9.11 테러 직후 보도되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장면인 '심리치료견들이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며 세계 곳곳에서 동물매개 심리치료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초등학교나 대학교 캠퍼스에서의 총기난사 사건, 홍수, 태풍, 터네이도, 지진, 산불과 같은 대형 자연재해 피해자들의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한 치료견들의 활약이 미국이나 영국, 호주에서는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
동물매개 중재 (Animal-Assisted Intervention, AAI) 프로그램은 어린 아동. 환자. 청소년, 대학생부터 법원, 구치소, 공항, 요양원, 병원, 호스피스 병동, 학교, 도서관 등지에서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훈련된 반려견들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행되고 있다.
AAI 프로그램은 하위분류인 동물매개활동, 동물매개치료, 동물매개교육이 있으나 모두 동물매개치료 (Animal-Assisted Therapy)로 통칭해서 불리는 경향이 있다. 마치 순차통역, 동시통역, 사이트 통역을 하는 통역 분야 종사자들을 전문영역과 상관없이 그저 동시통역사로 일컫곤 하는 것처럼... 이는 국내에서 최초 전문통역대학원 설립 당시에 '동시통역대학원'이라는 표현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통역사는 곧 동시통역사로 입력된 까닭이다.
어순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언어를 원고 없이 동시통역을 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동시통역은 이미 완성된 원고를 바탕으로 국제회의에서 주로 사용되며 Speaker와 연설과 동시에 통역사의 말이 참석자들의 이어폰을 통해서 전달되는 방식이다.
순차통역은 3분 정도의 길이로 Speaker와 통역사가 번갈아 말하는 방법이다. 이는 주로 정상회담을 하는 두 대통령 뒤에서 조용히 상대방 대통령의 말이 끝나면 자국의 대통령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TV 화면 속의 모습으로 비친 대표적인 순차통역 방식이다.
이미 원고가 나온 국제회의 등에서는 동시통역을 선호하지만, 연설능력이 탁월한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나 호주의 하워드 수상과 같이 즉흥연설을 좋아하는 경우에는 순차통역이 주로 사용된다. 사이트 통역 (site translation)은 일종의 번역 기법으로 원고를 보면서 목표 언어 (Target Language)로 통역하는 것을 뜻한다.
대학원 시절의 지도교수는 국제회의 통역사로 대통령 통역을 전담했던 까닭에 통역사의 기본 의무인 기밀유지로 소소한 관련 얘기는 거의 없었지만 공부는 힘들게 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통역에서 동시통역이라는 용어의 혼용처럼 동물매개치료라는 표현이 동물매개중재의 궁극적인 심리치료 목표를 대변하고 있어서 국제기관들의 각각의 하위 용어에 대한 정의 (term definition)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는 '동물매개치료'로 통칭되기도 한다
아무튼 20여 년 전에 통역과 번역을 위해 시드니에서 공부했던 엄마의 영어와 국내 거주 5년의 학창 시절과 함께 10여 년에 걸친 유아원부터 고등학교 시기까지 해외 학창 시절을 경험한 큰 딸은 가늘게 때로는 굵게 이어지는 인연 잇기를 통해서 동물매개 심리치료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서른을 갓 넘긴 딸이 어려서부터 책벌레이고, 엄마는 책을 사서 꽂아두는 게 취미인 형편이지만, 온 가족이 개를 좋아하고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아주 우연히 정말 아주 우연히 미적거리며 만난 학문 자락을 쉽게 놓을 수 없어 '어어어?' 하며 학위 취득에 이르도록 공부기간이 평균보다 훨씬 길게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