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방지' 악역이 열연한 작품일수록 '과몰입 방지' 제목을 단 게시물이 많이 올라온다. 게시물에는 악역을 맡은 배우와 그와 갈등 구도에 있는 주인공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있다. 작품은 허구일 뿐이니, 너무 악역을 미워하지 말고, 너무 작품에 몰입해 스트레스받지 말자는 게시물이다. 우리 삶에도 '과몰입 방지'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면, 빌런이 가지고 온 메시지에 집중하자.
우리는 왜 악역이 나오는 이야기를 볼까? 극에서 악역은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스토리 구성에서 빌런은 중요한 역살을 담당한다. 빌런은 주인공의 성장을 촉진한다. 빌런은 주인공이 극복해야 하는 포인트를 집어내고, 자극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빌런이 집어내는 포인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힘들어만 하면, 관중은 극복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삶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삶에는 많은 빌런이 있다. 가족, 친구, 직장 다양한 상황과 사람이 우리를 힘들게 만든다. 이때 우리는 빌런 자체에 너무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빌런에게 잠시 주의를 거두고, 빌런이 내 삶에 가져오는 메시지에 집중해 보자. 나는 왜 그 사람을 빌런이라고 느끼는지, 어떤 상황이 벌어지길 원하는지 물어보자.
빌런이 가져오는 메시지는 반복된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은 반복된다. 사건의 흐름, 사람들은 다를 수 있지만 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은 반복된다. 빌런이 가져오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특정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이라는 신호다. 주머니에 송곳가 삐져나와 있으면, 걸어가면서 자꾸 뭔가가 걸리는 것과 같다. 우리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감정은 송곳이 되어, 우리에게 그 불편한 감정을 인식할 수 있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우리가 무시하면 무시할수록 계속 더 큰 상황과 칼들이 삶에 벌어진다.
가족과 반복되는 문제는 빌런에서 내게 초점을 바꾸자 해결되었다.
가족과 다툼이 반복되었다.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내겐 심각했고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 늘 갈등의 모습은 달랐지만, 싸우는 당사자도 지겨울 정도로 늘 같은 이유로 싸웠다. 서로의 의견이 달랐고, 자신을 더 이해해 주길 바랐다. 그 끝없는 싸움이 지속된 건, 문제의 원인을 상대방에 두었기 때문이다. 빌런이 보내는 메시지를 이해하기로 했다. 그 이후, 나는 내가 다른 사람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가족에게 존경과 사람을 받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 결심 이후 나는 길고 긴 싸움을 끝낼 수 있었다. 삶은 새로운 관계 덕분에 더욱 풍성해졌다.
빌런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극에서 악역의 역할이 중요하듯, 우리 삶에서도 악역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린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만, 그런 삶은 없다. 문제없는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문제없는 이야기가 없는 것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빌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은 각자의 훌륭한 이야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빌런에게는 조금 거리를 두고, 그가 가져온 메시지에 집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