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감정은 안녕하신가요?
한국고용노동원에서 2022년에 진행한 '감정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8%는 업무 중 진짜 감정을 숨겨야 한다고 답변했다. 서비스 종사자 43%는 감정 표현 억제로 무감각 상태를 자주 경험한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울면 안 돼'가 포함된 노래를 부른다. 선생님이 "남들 다 참는데 너만 왜 그래?"라고 말하면, 아이는 집단 속에서 개인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학습한다. SNS에서는 행복한 모습들만 노출된다. 회사나 모임에서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고 배운다. 당신의 감정은 어디에서 쉴 수 있을까?
삶에 안정감을 얻고 싶다면, 감정을 받아들이자.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억압하기를 권장받아왔다. 또 특정 감정에 편중된 사회에 살고 있다. 감정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무시할 경우 다층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인지적 기능이 저하되고, 신체적 증상이 발현된다. MIT 신경과학연구소 결과에 따르면 지속적인 감정 억압은 의사결정 속도를 지연시킨다. 또 소화기에 장애가 발생한다. 장내 유익균이 15% 감소하고 식후 복통 발생률이 3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렘 수변 비율이 줄어들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동시에 자기 조절능력도 떨어져 폭식을 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감정을 억누르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아프면서도 아프지 않게 노력하기 때문에 아픔과 아픔을 아닌 척하는 고통이 가중된다.
감정을 수용하면, 일어나는 일.
2024년 한국감정과학협회 연구에 따르면, 12주간 감정 수용 훈련을 실시한 집단은 뇌파 안정화 지수(EEG Stability Index)가 78점에서 127점으로 급상승했다. 특히 감정 조절 실패로 인한 경제적 손실(업무 효율 저하, 의료비 등)이 월평균 58만 원에서 19만 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에서 있었던 감정을 억누를 때 발생하는 인지 능력의 회복이 만들어낸 결과다. 실제로 15분 감정을 수용하는 훈련을 하면 6주 후 편도체에 가해지는 위협 반응이 43% 감소했다. 마치 24시간 돌아가며 에너지를 잡아먹고 있던 CCTV를 끄는 것도 같은 효과다.
감정 수용 습관을 갖고 바뀐 점.
4년 넘게 명상을 하며, 감정을 수용하는 연습을 지속해 오고 있다. 감정을 수용하면 좋은 점은 어떤 상황이 와도 감정적 높낮이가 일정하다는 점이다. 마치 모난 지점을 깎아 없애는 것과 같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과 사람들이 점점 사라진다. 내가 지금까지 느꼈던 불편함이 외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있었음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이런 경험은 삶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나의 결정에 자신감이 생긴다. 나의 삶에 대한 주체의식을 가질 수 있다. 오늘 하루 나에게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다.
당신의 삶에 안정을 찾고 싶다면, 감정과 마주하자.
한국의 우울 지표는 심각하다. 그 원인에 감정을 억누르는 문화가 작용한다. 남들 앞에서 체면을 챙겨야 하는 문화는 나의 감정을 살펴보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감정에 다가가야 한다. 물론 감정을 표출하고 분출하라는 뜻은 아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우선 당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기록하며, 마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