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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즐거움을 위해 잠을 미루면, 하루를 잃는다.

by 이완

직장인에게 퇴근 후 시간은 하루에 얼마 안 되는 개인 시간이죠. 집에 아이가 있다면, 더더욱 얼마 안 되는 나만의 시간이 저녁에 남습니다. 내일을 위해 자야 한다는 건 알지만, 일과 집안일, 육아까지 꽉 채운 하루를 보내고 나에게도 뭔가 즐길 거리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유행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사고 싶던 물건을 쇼핑하면서 말이죠. 하나라도 시작하면, 잠에 들기로 한 시간이 자꾸만 미뤄집니다. 11시, 12시, 1시...


수면 7시간은 권장이 아닙니다.

우리는 수면 부족의 영향력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조금 늦게 자고 잠을 줄여도 일상에 큰 변화를 못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건 줄어든 수면으로 낮아진 인지상태가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수면 부족과 관련된 조사에서 7시간 수면이 단순 권장 사항이 아니라 생물학적 필수 요건임을 봉줍니다. 네이처에 따르면 7시간은 뇌의 독소 제거 사이클(글림프 시스템)이 완료되는 최소 시간입니다. 6시간 50분 수면도 7시간 미만으로, 기억력 저장 효율이 18% 떨어집니다. 6시간 미만으로 수면할 경우, 졸음운전 사고율 21%가 증가하고 부부 이혼 확률 29% 더 높으며, 체질량지수(BMI) 역시 30%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반대로 수면 효율을 10% 높이면, 연소득 420만 원 증가 효과가 발생한다고도 합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때, 먼저 수면 시간을 체크하자.

특히 당신이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하고, 무기력함을 느낀다면 필수적으로 수면 시간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정신건강 전문의는 병원 초진 환자의 70%가 수면 문제를 동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수면 부족이 모든 질환의 근본 원인이라고 볼 수 없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심리학자는 우울증 치료 첫 단계는 무조건 수면 패턴 정상화라고 강조합니다.


하루의 시작은 어제의 마무리에서 결정된다.

보통 저녁 시간에 더 늦게 자는 것은 보상의 심리가 큽니다. 하루 종일 고생한 나에게 잠시라도 휴식할 시간을 주고 싶은 마음이죠. 특히 하루의 의지력이 모두 바닥난 저녁 시간에 쉽게 도파민을 회복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자극에 취약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런 자극에서 벗어나기 위한 루틴이 중요합니다. 유튜버,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은 질 높은 수면을 위해 아래와 같은 저녁 루틴을 진행합니다.

1. 취침 전 충분한 공복 갖기
2. 빛 자극 관리
3.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착용
4. 디지털 기기 끄기
5. 따뜻한 샤워/목욕
6. 일기/플래너 작성
7. 명상


저녁 시간에 늦게 자고 싶은 것, 그 시간에 나를 즐겁게 해 줄 음식이나 콘텐츠로 채우고 싶은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최소 7시간의 수면이 필요합니다. 우리 몸에게 그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요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하루를 마무리할 루틴이 필요하죠. 적게 먹고, 디지털 환경에서 멀어지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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