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발이 훨씬 크시네요. 발볼도 다르고, 꽤 심한 짝발이세요"
"발바닥 아치도 많이 무너져서 거의 평발이라고 봐야 해요”
최근 출퇴근 길에 발바닥이 불편할 때가 있었어요. 조금 편안한 신발을 사야 하나 고민이었죠. 마침 신고 있는 신발이 낡기도 했고요. 한 신발 매장에서 발 스캔을 서비스로 해주고 있어, 제 발도 스캔해 봤어요. 예상 못한 발 평가를 받았죠. 스캔 기와 연결된 화면에는 스캔된 제 발의 이미지와 수치가 나왔어요. 왼쪽 발이 훨씬 길고 컸어요. 그 모습이 꽤 충격적이었어요. 어떻게 평생 매일 나를 지탱해 준 발이 그렇게 짝발이라는 사실을 지금까지 몰랐던 건지. 또 그냥 모르기는 어려울 정도 차이가 나는 이 발에 나는 왜 그렇게 무심했는지. 늘 무거운 무게를 지탱하고, 가고 싶은 곳에 불평 없이 함께해 준 발에게 미안했어요.
집에 돌아와서, 짝발 그리고 평발 관리 방법을 찾아봤어요. "사이즈에 잘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하고, 아치를 잘 보존해 주는 신발을 신어야 발뿐만 아니라 무릎에 무리가 없습니다" "또 충분한 쿠션이 있어야 고관절에도 무리가 가지 않고요" 유튜브에서는 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그게 왜 중요한지 자세히 알려줬어요. 그 이야기가 꼭 꾸중처럼 들렸어요. 그동안 적당한 가격과 마음에 드는 디자인만 신발을 사는 기준으로 삼은게 미안했어요. 나의 몸에 대해 나는 정말 무지하고 관심이 없구나 느꼈어요.
당신의 몸을 지탱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당신의 삶을 지탱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감정이 나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카락이 잘리듯 신체는 나와 분리될 수 있죠. 생각은 어디서부터 교육과 타인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없고요. 하지만 감정만은 나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질인 감정은 나를 움직이게 하고 또 나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당신은 감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한 정신과 의사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의심한다고 말합니다. "남들도 다 힘든데 내가 유난한 거 아닌가요?" "제가 진짜 힘든 게 맞나요?"와 같이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거죠. 마치 발을 위한 신발이 아닌 보이기 위한 신발을 고르는 것처럼 내 감정인데 남을 신경 쓰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의 감정의 모습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는 시간은, 당신에게 딱 맞는 신발처럼 삶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을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