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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 필요가 있을까?

by 이완

사회 초년생 시절, 회사에서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지 고민이 많았어요. 돈을 받으며 일하는 곳은 역시 학교와는 달랐죠. 그 당시 제가 유난히 예민했던 탓일지 모르지만, 회사에서 차갑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화기애애하다가도 꼭 한 번씩은 날 선 이야기가 오고 가고 타 부서나 사람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불편했어요. 회의에서 성과와 책임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냉랭한 분위기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 당시 인턴과 계약직을 전전하던 때라, 어떻게 그런 환경에서 적응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회사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기도, 정직원이 되는 것도 실패했죠.


시간이 지나 이제는 10년 차 직장인입니다. 과거보다는 회사 생활이 편합니다. 그렇다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은 여전히 아닙니다. 물론 지금은 정직원이어서 마음이 편한 것도 있지만, 저는 저에 대한 이해가 제 마음을 변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초년기에는 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죠.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는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몰랐고, 또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질 수도 없었죠. 그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주변에 도움만 바라고, 눈치만 볼 뿐이었죠.


나를 이해하고 나니, 나는 사람들과 지내면서 에너지를 얻는 타입은 아니었어요. 혼자 하고 싶은 것을 해보며 동력을 얻는 타입이었죠. 특히 회사 생활이 잘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독립하기 위해 관계 아닌 글이란 자산을 모으고 있어요. 회사에서 독립할 수 있게 내가 관심 있는 것을 읽고, 쓰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만약 직장 내에서 관계에서 고민이 많다면, 직장에서 꼭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관계를 잘해야만 회사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 10년간의 경험상 회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나의 길 역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더 좋은 회사 생활을 위해 수단적 관계보다는, 당신에게 건강한 즐거움을 주는 관계를 찾는 것을 더 추천합니다. 또한 저처럼 관계에서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이 가치를 느끼는 곳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보세요. 모든 것의 기본은 나를 더 잘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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