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회사생활, 마음 챙김으로 재건하기(1/2)

by 이완

저는 6년 넘게 매일 마음을 챙기고 있습니다. 매일 눈을 뜨고, 눈을 감기 전에 15분 호흡에 집중하면 지금 여기에 머무려고 합니다. 1년 정도 제가 하는 마음 챙김을 소개하고 함께 마음 챙김을 하는 리더 역할도 했죠.


굳이 자랑 같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어요. 매일 꾸준히 마음 챙김을 해도 마음 아픈 일은 생기고, 한 번씩은 무너진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스트레칭을 해도 운동을 하면 아프고, 또 큰 자극에는 부상을 입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그 부상을 겪고 나면 스트레칭에 더 힘쓰게 됩니다. 마음도 똑같아요.


최근 제 마음은 바닥을 쳤어요.

마음 챙김은 바닥을 친 제 마음에마 2가지 도움을 줬어요.


한 가지는, 내가 지금 왜 이런 무너짐을 겪는지 더 잘 이해하게 했어요. 덕분에 상황과 감정을 분리해서 보게 되고, 감정과 별개로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도움은 마음 챙김은 스스로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구체적인 치료 방법이 되어 줬어요.


마침 제가 크게 마음이 무너졌던 상황이라, 제 상황을 솔직히 써보려고 해요. 마음 챙김을 해도 얼마나 무너지는지 또 어떻게 무너진 회사생활을 돌이킬 수 있었는지 나눠볼게요.


회사와 가정에 모두 큰 변화가 생겼어요. 제가 쓸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거의 없어졌고, 잠도 편히 자기 힘들었어요. 회사에서 TF로 발령을 내면서, 기존 업무를 정리해주지 않았어요. 조직개편된 지 2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TF 발령이라 기존 업무도 잘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죠. 원치 않는 업무로 TF 착출 되는 게 불안했어요. 업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있었죠. 상급자는 저를 무시하는 말도 자주 했어요. TF도 능력이 없어서 보내는 것 같단 생각도 들었죠.


그 당시 제가 겪었던 증상들을 적어봤어요.


- 출근하는 길에 보이는 모든 사람이 부러움

- 말을 날카롭게 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계속 그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살핌

- 의견 차이가 있었던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나 궁금해함

- 누군가 조용히 이야기하거나, 메신저로 뭔가를 이야기할 때 혹시 나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는 아닐까 상상함

- 혼자 말로 욕을 하고 불평, 불만,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 함

- 일을 하면서도 계속 핸드폰을 뒤적거림

- 퇴근하고 머리가 아픈데도, 계속 뭔가를 보려고 함

- 새로운 걸 배우거나, 내 콘텐츠 만드는데 집착함

- 자려고 누우면 계속 일 생각, 불편한 관계가 악화되고 문제가 터지는 생각들이 반복

-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자신감이 떨어짐

- 상대방의 말에 계속 해석을 더하고, 과민하게 반응함

- 손톱과 손을 계속 뜯음

- 집에 와서도 계속 힘들고, 마음이 나아지지 않음

- 극단적인 상상을 별 것 아닌 것처럼 함


제가 적은 증상이지만, 마음 챙김 한다는 사람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렇게 취약한 사람이라, 계속 마음 챙김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증상이 시작한 건 11월 말이었어요. 그때는 증상 중 몇 개가 가끔씩 튀어나왔죠. 12월 중반부터 아주 심해졌죠. 집에 가서도 힘이 없고, 가족에게 부담을 주는 상황이 되었고,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어요.


압박감을 느껴서 평소에 잘하던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입스‘라고 하는데요. 마음이 무너지면 마음 챙김에도 입스가 옵니다.


마음이 따뜻하면, 세상이 내게 우호적이고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마음이 무너지면 세상이 무섭고, 모두 내게 너무 많은 것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죠. 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도 너무 크게 느껴지고, 무섭고 두렵습니다. 동시에 그런 제 자신이 싫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되기도 하죠.


퇴근하는 길에 계속 불편한 마음과 함께 하려고 했어요. 피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리고 유튜브로 계속 내게 힘이 줄 말들을 찾았어요.


그중 이 문장이 이번 회복에 시작점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보통 자기를 지키기 위해 자신은 상황상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댑니다. 하지만 종종 이걸 반대로 하는 분들이 있어요. 타인은 그럴 수 있지 이해하면서, 자신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저를 지켜줄 유일한 사람이 나니, 제가 부모가 되어 저를 지켜주려고 했습니다. 타인에게 계속 신경 쓰고 잘 보이고 또 그들을 이해해 주려는 마음에 내가 아프다는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나를 소진해 가며 타인에게 잘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구체적으로 제가 바닥 친 마음을 돌린 방법과 달라진 회사생활은 다음 편에서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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