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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이 반복되면, 습관을 반복하라.

by 이완

감정을 다루는 습관은, 인생을 바꿉니다.



어린 아이를 앞에 두고, 큰 소리 높여 싸우는 경험은 정말 최악이다. 결국 자리를 옮겨 방에 들어갔지만 배우자와 나의 목소리는 금방 높아졌다. 나중에 CCTV를 통해보니 마음이 더 아팠다. 혼자 남겨진 아이는 이미 다 먹은 음식을 포크로 뒤적거리며 있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한참이 지나 아이는 우리가 있는 방에 들어와 엄마 아빠 뭐 하냐고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그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더 막막했던 건 어떻게 해도 이 갈등을 끊어낼 수 없을 것 같은 좌절감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원인을 내게서 찾고, 기존과 같은 상황에서도 긁히지 않는 나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다툼이 반복되면, 습관을 반복하라.

가까운 사이에서 비슷한 문제로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다. 명절이면 비슷한 문제로 다툼이 반복되고, 배우자와 늘 비슷한 이유로 다툰다. 갈등이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면, 이미 해결이 어려운 상황일지 모른다. 경험해서 알겠지만, 긴 다툼과 설득으로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다툼 끝에 아무리 아름답게 화해하고 이해한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형태만 다른 모습의 같은 갈등으로 다툼이 시작된다. 당연한 일이다. 사람 간의 이해보다 더 깊고 단단한 국가 간의 평화 협정조차 모두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다. 많았던 평화 협정이 실효가 있었다면, 세상은 지금과 다를 것이다.

갈등이 반복된다면, 참거나 포기해야 할까? 그것 역시 아니다. 관계를 포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참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일한 방법은 그 갈등에 긁히지 않는 나를 만들어야 한다.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부부상담이나 여러 콘텐츠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을 매일 떠올리며 나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관계에 대한 문제도 습관이 답이다.


이해는 나를 향하고, 판단은 남에게 향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신을 깊게 이해한다. 타인은 이해하기보다 판단한다. 이를 '기본적 귀인 오류'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나를 치고 지나갔다. 그럼 쉽게 치고 지나간 사람을 판단한다. 사람을 치고도 사과하지 않는 이상한 사람. 반대로 내가 사람을 치고 지나가면, 나의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이해한다.

세상의 많은 갈등은 결국 서로에 대한 이해를 더 바라기 때문에 일어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을 이해하고, 상대방을 판단한다. 이 싸움에서 아무리 열심히 경계선을 긋는다고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 경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간이 갖은 본성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가족에 대한 이해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나의 정체성을 매일 상기시킬 수 있는 문장을 읽는 것으로도 효과가 있다. 갈등이 다시 떠올랐을 때, 어떤 중재자가 와도 상황은 쉽사리 중재되지 않는다. 평상시에 나의 정체성을 바꾸는 것이 갈등의 시작을 맞고 가족의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


나에게 완벽하지 않은 가족을 수용하고, 스스로 변화한 오프라 윈프리.

오프라 윈프리는 자라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짧게 함께 했던 아버지는 너무 엄격했다. 홀로 오프라를 키운 어머니는 바빴다. 부모에게서 원하는 만큼 정서적 교류를 갖지 못했던 오프라는 늘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그녀는 가족 관계에서 부모에게 더 이해받고, 사랑받기보다 자신이 변하길 선택했다. 부모님 역시 완벽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신을 키웠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런 변화의 시작점은 심리치료 과정이었다. 그녀는 감사 일기를 꾸준히 쓰며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감사하는 태도를 갖었다. 그리고 달라진 정체성으로 늘 불만이었던 부모님을 이해하고 사랑했다. 더 많이 표현했고, 관계는 개선되었다.


싸우지 않는 정체성을 위해 정체성 말하는 습관

갈등을 해결할 자신이 없다면, 나를 바꾸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 부부 상담을 받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은 이유를 매일 상담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담을 받은 몇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나는 기존에 갈등을 하던 나로 살아왔다. 아무리 강력하게 다짐을 하더라도, 기존의 나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 매일 나의 정체성을 되돌릴 습관이 필요하다. 나는 매일 아침 아래의 문장을 3번씩 되뇐다.


"나는 아내와 아이의 욕구를 존중합니다. 아내와 아이의 감정을 배려해 이야기합니다. 나는 가족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


"나는 내가 만든 상황에 모든 책임이 내게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그것을 감당할 충분한 능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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