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
하루의 볕을 모아
보랏빛 화장을 하고
저만치 보이는 봄을
당겨 보는 건
풀 먹인 새모시처럼
봄날의 까끌거림이
살짝 가슴 설레게 하기
때문입니다.
문경새재 가는 길목. 물가에서 현호색을 만났습니다. 봄이면 산계곡 어디서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그 꽃을 한참 들여다봅니다. 세상엔 별난 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들여다보는 마음이 별난 것이라고 되뇌어 봅니다.
갈퀴덩굴
햇빛 단단한 곳에는 벌써 물이 들었습니다
낮게라도 호흡을 해 온 땅에는
추억 할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조무락 거리는 손을 펴 햇볕을 맞으면
지구를 한 바퀴 돌던 바람이
잠시 생각을 멈추고 느려지는 오후를
매실나무 가지에 동그랗게 봉오리를 맺습니다
조만간 꽃소식이 오면 가는 가지로
땅을 딛고 일어서 작은 잎들을 풀어
아까시나무 숲을 물들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