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by 물냉이

봄날은 간다


푸른 잎 꽃의 기억을

지울 때

봄날은 간다

흔들리던 가지 끝에

초록이 짙어 갈 때

5월을 깨닫는다

시간의 축이

한 칸씩 움직일 때마다

변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새싹들이 자라

저 숲이 짙어지는 것을

바라 보아야 한다.


20210611_120058.jpg 병아리꽃나무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봄이 언제 가는 걸까요? 찬란하던 봄꽃들이 지고 파릇한 새싹들이 짙어갈 때입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지만, 꽃이 지면 잎이 자랍니다. 보지 않는 틈에 열매도 조금씩 커져갑니다. 봄이 간다고 식물이 지는건 아닙니다. 조금씩 다르게 변하는 것입니다. 스러지는 봄을 붙잡으려 애쓸 필요 없습니다. 봄꽃들의 축제가 일년을 갈 수는 없습니다. 시간의 톱니가 하나씩 물려 돌아갈 때마다 현재의 시간을 소중하게 다루면 됩니다. 겨울을 깨치고 왜 싹을 틔웠는지, 가지끝 벽을 허물고 왜 꽃을 피웠는지 고마움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봄날이 가도 당신은 초록이 되어 숲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