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보세요

by 물냉이

걸어 보세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 가는

하늘이 왜 저리도 푸른지

걸어 보세요

들판에 남은 볏짚 사이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내리는 논길을

일상에서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잃었을때

문득 받은 아침 전화가 이별을 전할때

걸어 보세요

그냥 아무일도 없거나

어느것도 하고싶지 않을때

메타세콰이어 노랗게 물들어 가는

가로수길을 걸어보세요

천천히 걸으며 이름 모를 새들을 만나고

길가에서 흔들리는 억새들에 인사를 해요

숲이 나올때까지 걸어 보세요

걷다가 안부 문자를 보내거나

길에서 찍은 사진을 카톡에 올려 보세요

걸어 보세요

하루의 소중함을 느껴 보세요

살아 있는 즐거움을 맛보세요

누가 볼까 걱정하지 말고 편한 옷 그대로

운동화를 신고 가볍게 휘파람 소리 내보며

가다 싫증나면 돌아오면 되는 거에요

지금 천천히 앞으로 나가 보는 거에요.


[겿]

해파랑길과 강릉 공항 옆의 메타쉐콰이어 길을 걸어 봅니다. 사람은 없고 지나가는 차들 만이 빠른 속도로 스쳐갑니다. 하늘에 가득한 구름이 여러 모습이 되어 이야기 하듯 흘러갑니다. 걷기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