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습지
해가 지기전 물가로 나가
하늘을 담은 거울에
비추이는 것들을 헤아린다
연잎 하나에 열개의 수심이
가라 앉는다
땅 위보다 짙어진
버드나무 가지는 잠시 말이없다
제비처럼 가시연의 겨울눈들이
어지럽게 수면을 날면
투망에 걸린 말(言)들을 모아
물억새밭에 묻고
이제그만 돌아 갈때이다
데크를 걸어 풀밭으로 나서면
이제 벌레 소리도 잦아든 계절
마른 풀들이 조금씩 물에 젖는다
[겿] 겨울 경포호 옆 가시연습지에는 바람만 가득합니다. 포장되지 않은 길을 따라 가시연습지로 향합니다. 얼어붙은 땅을 오랫만에 걸어봅니다. 딱딱하게 얼어 있어도 맨땅은 살아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줍니다. 겨울임에도 푸른빛이 빠지지 않은 풀더미를 살짝 밟아봅니다. 푹신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강해서 살아 남은 것이 아니라 부드러워서 살아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이 참 맑은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