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풀들이 발치에서 웅성거리는
12월의 오후
갈길은 먼데 바다로 가라고
몸을 구부리며 안간힘이다
겨울 해는 벌써
대관령 마루에서 헐떡이는데
가벼운 걸음도 덩달아
솔밭을 지나고 있다
일정이야 우리의 계획일뿐
경포호 월파정 새바위
날개 말리는 민물가마우지는
해를따라 저녁시간을 꾸린다
오늘은 밤파도 일렁이는
바닷가에서 쉬어 가라고
강아지풀 마른 목으로 헛기침이다
해변을 걷는 갈매기야
너는 오늘 어디에서 언 몸을 녹일까
그네에 앉아 느리게 발을 구르다
마디풀 가리키는 골목을 따라 걷는다
내일이면 또 어느 길을 걸을까
바람에 줄지어 선 풀들이 눕고
나는 허기진 배따라기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