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에서

by 물냉이

영산강에서


물을 가르면

깊어진 강은 울컥울컥 보를 넘는다

달뿌리풀 가득한 강바닥에서

모래톱을 찾아 새들이 날고

느린 물에서는 어리연, 마름,

앵무새깃, 물참새피가 번갈아

계절을 물들인다

뜨거운 햇볕은 생명들을 다독여

자라게 하고 물길 따라 흘러온 나는

베어낸 아까시나무숲 가장자리에 앉아

황금벌판의 들노래를 듣는다

어도를 따라 붕어, 가물치들이 보를 오르면

대숲에 눌러 앉은 백로들도 짐을 쌀까

초록에 지친 매미들이 제방 느티나무에서

울음을 멈추면 가을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