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갈참
다시 대기 오염이 시작 되었는지 서쪽 하늘 너머로 멀미하듯 태양이 흔들린다.
공원 숲에는 복자기나무가 불콰한 얼굴로 툭툭 바람을 건드리고 있다.
설악은 이미 눈 소식이 대청 중청을 거느리고 귀때기청 너덜 틈새로 찬바람을 내 보낸단다.
화살나무가 서있는 모퉁이를 지나 용버들 제풀에 흔들리는 연못가에 선다,
댓돌에 신발 놓듯 수련은 낙엽을 헤아려 수면에 차곡이 쌓는다. 늙은 소금쟁이 발자국을 남기며 가을 속으로 떠난다.
물까치. 한마리 노랗게 물들인 갈참나무 위에서 보초를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