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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면

by 물냉이

불면


날이 추워지나 봅니다

보일러가 몇 시간째. 돌아가고

덜컹거리며 창문을 흔드는 바람도

멈추지 않습니다

방바닥에 누워 살에 갇힌 창을 봅니다

가로등 불빛이 스며든 벽에는

낯선 그림자가 저벅거리며 골목을 지나고

졸인 마음은 어쩔 줄 몰라

서늘한 방공기로 삐져나온 발을 움츠립니다

머릿속에선

함백산 야생화 꽃밭을 이루었는데

좁은 방 십이월의 어둠이

가로등 불빛처럼 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