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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May 26. 2023

커피콩  2012

커피콩  2012 *


늦게  먹은  점심은 시상하부까지  올라와

꾸벅인다

봉황산  굴참은  절벽에  기대어  바람마다  춤을 추고

카르멘의  노래가  숨을 조절하며

파란  하늘로  실실  피어오른다

어제는  인공위성이  중력을  탈출하고

오늘은  오래된  차가  운행을  거부했다

한참을  왔다  생각했는데  인생은  한나절  같고

가늘어진  머리카락이  배수구를  막아

물은 느리게  세면기를  빠져나간다

차야  다시  사면된다지만  익숙한  것들을

어떻게  떠나보낼까

카푸치노 거품이  찻잔  안쪽에  만드는  그림들을

점성술사처럼  이리저리  돌려  보다가

2주 만에  뱃살 빼고  혈압을  낮춘  티브이  프로처럼

의지가  중요한  거라고  커피  홀짝 마셔버리고

고개를  꺾으며  일어설  채비를  한다.


* 커피콩 2012 : 삼척에  있는  커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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