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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Jun 02. 2023

들꽃

들꽃


밥  먹으러  들어간 집  이름이  들꽃이었습니다

청국장에  감자전까지  뚠뚠 하게  먹고

맞은편  찻집에 들러  커피를  마셨습니다

민들레 방아잎 차즈기  초롱꽃 들풀들이

효소가  되어  입 안에서  사곰거리다

뱃속  어디쯤에선가  보약이  되었습니다

마나님  구박처럼  톡톡  신맛을  내며

피가 되고  살이  되어  가는가  봅니다

파란  하늘  아래  오리가  떠다니는  창가에  앉아

연잎을  헤아렸습니다.  부초처럼  떠다니던

어리연꽃에는  노란  꽃이 피었습니다

걱정을  짊어 맨 세상은  꺼버리고

가야금소리 연못에  흩어지며  물돌림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봅니다

졸음을  쫓아  고개를  끄덕이는  틈으로

오목눈이  한 마리 포르릉거리며  

노랑꽃창포  줄기를  흔들어  댑니다

조금씩  업들이  가라앉습니다

볼뚝  솟아오른  배도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 오목눈이 : 붉은머리오목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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