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약속이 있어
대충 옷을 입고 나서려다
새로 꺼내 놓았다는
아내의 선택이 묻은 옷을 입었습니다
나의 옷 습관은 주구장창이어서
바뀐 옷에 경계를 하지만
해가 갈수록 아내의 추천이
편해집니다
옷이 사람을 바꾼다지만
옷걸이가 옷을 빛나게 하는 세상
불룩 튀어나온 배가 부끄럽습니다
어머니야 뱃고래가 없으면
허리가 휜다 하시지만
걱정이 되시는가 봅니다
아파트 뒷동산에 이팝나무
하얗게 밥을 지었습니다
맨으로 두 그릇은 거뜬한 모습인데
저녁 생각이 납니다
20인치도 안 되는 이팝나무야
그렇다지만
혁대가 짧아지는 봄은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