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피리
산자락
생강나무 꽃 지고
진달래 시들 해질 때면
한자쯤 자란 보리밭
밑동 잘라 불던 보리피리
먼 길 가는 길에 다리 절다
흰구름 아래 섧던 인생
배배 삑삑 토해 내던 보리밭길
백수 되어 골목을 나서다
만난 서양민들레
노란 꽃편지 읽고
꽃대궁 피리 불어 보니
부우 부 눈물 도는 보리피리
걷기여행자. 싱거우면서 쌉사름하고, 납작 깔리다 불처럼 일어서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