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창세기 1장 2절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혼돈(混沌, Chaos), 여러 가지 일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 혼돈스럽다고 한다. 일들이 마구 뒤섞여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모르겠는 바로 그때를 말한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는 카오스를 태초부터 존재한 커다란 공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카오스에서 대지의 신인 가오스와 에로스가 태어났다고도 하고 카오스와 가오스, 에로스가 처음부터 함께 존재했다고도 한다. 그리이스인들은 공기를 두려움의 원천인 에레보스, 그리고 맨 위층의 신들이 마시는 신성한 공기인 아이테르, 중간을 카오스라고 했으며, 카오스를 아에르(Αήρ)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Air가 되었다고 한다. 12월 들어 방정리를 시작했는데 정리는 되지 않고, 방은 더 난리통이 되었다. 그래도 이것저것 버리다 보니 구석들은 조금씩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혼돈은 질서를 낳는다. 이 말을 믿어보자. 혼돈은 비어 있는 것이다. 아니 나의 방은 비우는 가운데 질서를 찾는다. 조금만 더 참고 나아가 보자. 새해가 되면 지금보다는 나은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삶이 그렇다. 언제나 혼돈 같아도 그 안에 삶이라는 의미가 하나둘 정리되어 가는 것이다. 카오스가 가오스와 에로스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 세상이건 사람이건 대지 위에 단단히 서면 사랑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