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청사포
어떤 곳엔
조화도 괜찮다고
청사포 소나무숲
이름 없는
무덤 앞에서 주절거리다
해 저물어 가는
바닷가 길 위에서
깨달았다
목숨의 있고 없음을
지나치는 새들은 잠시
명상에 빠지듯
지상으로 내려오고
향기로운 그대는
쉬어가는 새들에게
긴 이야기를 한다.
* 해파랑길 2코스. 청사포 뒷산 서낭당을 지나 소나무 숲길. 이제는 걷기 여행자도 거의 다니지 않는 그 길에서 조화를 안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을 만났다. 무덤 옆엔 노랗고 분홍인 조화가 꽂혀 있었지만 꽃을 가져온 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날이 어떠했든 지금은 편안한 휴식이 있는 그곳에 앉아 함께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었다.